이석훈 자본연 연구위원 "IPO '허수 청약' 막아야…납입능력 확인 필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세미나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발생하는 기관투자자의 허수성 청약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수요예측과 공모주 배정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또한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모주 주가 안정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IPO 허수성 청약 관행 개선'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IPO 허수성 청약 관행 개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IPO 허수성 청약 관행 개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해까지 약 2년 동안 IPO 시장은 '핫마켓(hot market)'의 모습을 보였다. 개인뿐 아니라 기관투자자들의 청약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요예측 경쟁률이 2017년 평균 236대 1에서 지난해 1천85대 1로 크게 상승했다. 문제는 기관투자자들이 더 많은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 과도하게 청약을 넣는 허수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에 수요예측과 기관투자자 대상 공모주 배정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관사가 증권신고서 제출 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 수요를 조사할 수 있도록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이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그는 "주관사는 적정한 공모예정가 범위 등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수요예측을 한다면 가격 발견도 더 효과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수요예측 기간을 연장할 필요성도 거론된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의 경우 일반적으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2영업일 간 진행한다"면서 "반면 미국의 경우 기업설명회를 개최함과 동시에 수요예측을 2주 이상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들이 초기에 빨리 주문하는 '얼리 비즈(early bids)'한테 우호적으로 공모주를 배정한다"며 "이는 공모주에 대한 자체 정보를 가지고 투자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나중에 시장을 보고 주문하는 것보다 정보력이 높았기 때문에 이 자체가 합리적인 공모가를 발견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연구위원은 기관투자자의 주금납입 능력을 확인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관사가 자율로 기관 유형별 자본·총자산, 수탁고 등에 따라 주금납입 능력을 설정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허수성 청약에 대해 배정 물량을 미배정하거나 대폭 축소하고, 일정 기간 수요예측 참여도 제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가격 발견 측면에서 볼 때, 기관투자자 물량 정보의 유효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기관투자자 간 불필요한 물량 경쟁이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공모주 주가 안정 방안을 위한 제도도 마련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를 위해 상장 당일 시가를 결정하는 방법이 개선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공모가 기준 90~200%로 호가를 접수하고, 단일가 체결 방식으로 결정된다. 하지만 시가기준가 제한과 가격제한폭 제도로 인해 당일 중 형성될 수 있는 가격 범위가 제한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시가기준가 결정 전 주문 속도가 빠른 투자자가 대량의 호가 제출 등으로 주문속도 관련 형평성 이슈도 거론된다.

상장일 기준 가격변동폭을 2배 확대하는 방안이 제기된다. 또 미국 나스닥 IPO 크로스(Cross) 방식이나 시가기준가 결정 시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나스닥의 경우 상장 첫날 시초가가 정규장 시작과 함께 결정되지 않고, 거래가 최대한 많이 발생해 균형 가격이 형성됐을 때 결정되기 때문이다.

끝으로 공모주를 배정받은 기관투자자들의 공모주 거래 내역 등을 일정 기간 모니터링하는 'IPO 트래킹 시스템(Tracking Systems)'을 도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특정 기관투자자의 '플리핑(flipping·상장 직후 주식 매도)'으로 상장 초 공모주의 주가가 크게 하락할 경우 주관사는 트래킹 시스템으로 해당 기관을 식별할 수 있다"며 "이들에 대해 추후 공모주 배정을 제한하는 제재 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관사가 향후 공모주 배정에 기관투자자들의 행태 정보를 참고하면, 상장 초 공모주의 주가 하락을 주도하는 기관투자자들의 플리핑을 방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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