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나는 무사고인데, 침수차 속출에 보험료 올랐다?


하반기 손해율 악화 당장 반영 안돼…사고건수별 특성요율 등 할증 요인 살펴봐야

#A씨는 최근 자동차보험 갱신 시점이 도래하면서 보험료가 인상됐다는 말을 들었다. 무사고를 기록했고, 차종·보장 내용 등 조건이 동일했다. 해마다 보험료가 줄었는데 올해는 보험료가 올라 더욱 의아했다. 전체 손해율이 증가한 탓이라고 하는데, 8~9월 침수차량이 대거 발생해 그런 것 같다고 A씨는 생각했다.

최근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이 갱신 시점까지 무사고를 기록했음에도 보험사의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료가 올랐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특히 예기치 못한 수도권 등 집중호우와 태풍 '힌남노'로 침수차량이 2만대 넘게 발생한 손해분이 전가됐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고 한다.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될 경우 보험료가 인상 조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연간 손해율을 기준으로 다음 해 연초 보험료 조정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당장 지난 8월 손해율 악화분이 반영됐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최근 예기치 못한 수도권 등 집중호우와 태풍 '힌남노'로 침수차량이 2만대 넘게 발생했다. 사진은 지난달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발생한 침수차량이 모여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손해율 악화, 보험료 인상 요인…단 요율 조정 다음 해 이뤄져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폭우·태풍 등 대규모 피해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주요 보험사의 손해율이 80%대로 급증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적정 손해율을 78~80%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강남지역 외제차의 대규모 침수 피해로 손해액이 1천600억원대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9~83.1%로 악화됐다.

상반기까지 안정적으로 관리해온 것과 달리 급격히 손해율이 악화된 것. 보험사들의 손해율이 높아졌다는 건 가입자가 낸 보험료보다 지급된 보험금이 더 많다는 걸 뜻한다.

최근 고물가·금리·환율 등 '3고 현상'으로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에 따른 자동차 부품비, 병원 진료비 증가 등 원가 상승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하반기 손해율 악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보험사의 하반기 손해율 악화가 예상됨에도 최근 갱신 시점에 보험료 할증 등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통상 개인용·영업용 등 자동차보험 보험료 조정은 1년에 한 번 이뤄진다. 연간 손해율 기준으로 그 다음 해 연초 보험료 동결이나 인상 또는 인하 등 조정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동차보험가이드 '자동차 보험의 가격제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의 영업손익은 보험가입자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에서 피해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과 자동차보험사업에 따른 경비의 수지차로 결정된다. 자동차보험의 영업손익 결과는 '결국 다음 해 자동차보험료 조정 요인으로 이어진다'고 명시됐다.

자동차보험 상품개발 관계자는 "자동차 기본보험료 조정 시 일정 통계 기간(1~3년) 손해율을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최근 자동차보험 갱신 시점에서 8월 침수차량 손해액이 보험료에 바로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요율 산정 방식 다양…보험료 차등 적용 등 확인 필요

최근 자동차보험 갱신 시점에 보험료가 할증됐다면 기본보험료 외 가입자별 특성요율, 사고건수별 특성요율 등 차등 적용될 수 있는 요인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료 최종 산출액인 적용보험료는 기본보험료에 당해 계약의 제반 요율 적용요소(▲특약요율 ▲가입자특성요율 ▲특별요율 ▲우량할인·불량할증요율 ▲사고건수별 특성요율 등)를 감안해 결정된다.

보험계약자가 지불해야 할 보험료가 운전자의 연령과 성별·사고 건수·차량의 종류 등 다양한 요율 산정 방식으로 차등적으로 발생될 수 있다는 의미다.

보험료가 할증될 수 있는 부분 중 가입자특성요율이 있다. 피보험자가 보험에 가입한 기간과 교통법규위반 실적에 따라 보험 요율이 최대 20% 할증될 수 있다.

가령 무사고를 했음에도 스쿨존에서 제한속도 20㎞ 초과 운전 등 과태료 납부 이력이 있다면 할증될 수 있다. 현재 무면허 운전과 음주운전, 스쿨존 내 과속 등 2년 이내 중대한 법규 위반은 보험료 할증에 영향을 준다.

사고건수별 특성요율도 있다. 사고 내용과 별개로 직전 3년간 사고 유무와 사고 건수에 따라 적용되는 요율로, 피보험차량별 개별 평가된다. 특히 물적사고의 경우 우량할인·불량할증요율의 변동이 없어도 사고건수별 특성요율 적용으로 할증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험료 50만원을 납입한 고객이 직전 3년간 무사고(사고건수별 특성율 약 10% 할인)였다가 지급보험금 100만원의 물적사고를 일으키면 물적사고 할증 기준 금액 200만원 가입한 경우에는 사고건수별 특성요율만 변경 적용돼 기존 대비 8만3천원 할증된다. 그러나 물적사고 할증 기준액이 50만원인 경우에는 우량할인과 불량할증요율, 사고건수별 특성요율이 모두 변경 적용돼 기존 대비 약 11만2천원 할증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기본보험료는 통상 1년에 한 두 번 변동된다"면서 "8~9월에 발생한 침수 피해로 인한 손해율 증가가 당장 9월 갱신 시점에 즉시 보험료 인상으로 반영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료 할증은 보험 가입자가 교통사고를 일으키거나, 교통법규 위반으로 범칙금이 부과되는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될 수 있다"면서 "자동차보험 갱신 시 무사고인데도 보험료가 할증되는 경우 보험료 변동 원인 등을 쉽게 조회할 수 있는 '자동차 보험료 할인·할증 조회' 시스템 등을 활용해 보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임성원 기자(one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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