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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車보험료 인하 시동…손보사는 반발


호실적 이어 손해율 안정적 관리…하반기 계절적 요인·인플레 등 악화

[아이뉴스24 임성원 기자] 금융당국이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 보험료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며 조정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손보사들은 올해 상반기 당국의 압박에 한차례 보험료를 내린 만큼 추가 움직임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 금융감독원은 12개 보험사의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 영업손익이 6천26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천127억원(51.4%)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에 이어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상반기 기준 자동차 부문 최고 실적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흑자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수도권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액이 재보험 가입 등으로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사진은 제11호 태풍 힌남로가 강타하고 지나간 6일 오후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 일대가 물에 잠겨져 있는 모습. [사진=독지제공]
금융당국이 지난달 수도권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액이 재보험 가입 등으로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사진은 제11호 태풍 힌남로가 강타하고 지나간 6일 오후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 일대가 물에 잠겨져 있는 모습. [사진=독지제공]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호실적은 손해율 개선 덕분이다.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1%로, 큰 폭의 영업익을 낸 전년 동기 79.4%보다 개선됐다.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상위 4개 손보사의 손해율은 삼성화재 76.5%, 현대해상 78.0%, DB손해보험 76.0%, KB손해보험 75.9%로 나타났다.

통상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은 사업비 등을 고려해 78~80%를 이익을 낼 수 있는 수준으로 본다. 이를 고려하면 상위 4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은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상위 4개사는 상반기 최대 순익을 달성하면서 자동차보험 등 손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점을 앞세웠다.

금융당국은 손보업계의 양호한 영업 실적 외에도 자동차 사고 감소를 위한 강도 높은 범정부적 대책 추진 등으로 손해율 안정화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하반기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 안정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보행자 보호의무 강화 관련 도로교통법 개정, 음주운전 등 사고부담금 관련 자배법 개정 등 법규환경 강화로 인한 사고율 하락 추세를 감안했다.

특히 지난달 수도권 집중호우에 따른 수천억원대의 외제차 침수 피해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 손보사의 침수 피해액은 1천416억원으로 추정되지만, 재보험 가입에 따라 약 4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손보업계에서 지난달 손해율이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 것과 달리 연간 기준 0.2%p 오를 것으로 봤다.

금융당국은 손보사의 안정적인 손해율 관리로 계속해서 흑자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면서 자동차보험 보험료 인하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측은 "손보사의 보험료 인하 여력을 면밀히 점검하고 손해율 등 영업 실적에 부합하는 보험료 조정을 유도할 것"이라며 "국민들의 자동차 보험료 부담이 최소화 되도록 감독하겠다"고 말했다.

손보업계에서는 지난해 4년 만에 흑자 전환한 이후, 당국이 이를 근거로 보험료 인하 압박에 나섰던 만큼 예상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앞서 지난 4월 당국이 자동차보험 실적 흑자를 이유로 2% 인하하라고 압박하면서 삼성화재가 1.2% 인하한 이후, 주요 손보사도 줄줄이 1.2~1.4% 내렸다. 손보사들은 코로나19 반사이익에 따른 것으로 보험료 인하가 어렵다고 주장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당시 손보업계에선 자동차보험 보험료를 내리는 것 외에 마일리지 특약 등 할인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보험사 입장에서 주행거리가 적으면 사고 확율이 낮아져 손해율을 낮출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에 당국이 또 한 번 보험료 인하를 거론하면서 보험사들은 불편한 내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다르고, 하반기 장마·태풍, 겨울철 빙판·폭설 등 계절적 이벤트로 손해율이 우상향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아직 보험료 인하를 위한 서류 심사 등 절차에 돌입하지 않았다"면서 "하반기 손해율을 모니터링하면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인플레에 따른 자동차 부품비와 병원 진료비 증가 등 원가상승 요인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보험료 인하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보험료를 이익을 낼 때마다 인하하라고 개입하고 있다"면서 "실질적으로 보험료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할 때"라고 반발했다.

/임성원 기자(one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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