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어떤 목적이나 목표가 뚜렷하다. 심각하고 진지하다. 그러나 놀이는 그냥 노는 것이다. 특별한 목적이나 목표가 없다. 가볍고 즐겁다. 이런 이유로 놀이는 일로 생기는 스트레스를 풀고 기분을 전환하는 순기능을 갖는다.
일과 놀이의 관계를 그렇게 정리해도 큰 탈은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게임은 보통 사람에겐 아무래도 일보다 놀이에 가깝다. 놀려고 게임 하는 거지, 일하려고 게임을 하는 것은 아닐 터다.
그런데 우리 온라인 게임은 그렇지 않은 측면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게임이 놀이가 아니라 일이 되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 중독성은 둘째치고 게임해서 어느 정도 돈(아이템)을 벌 수 있다니, 놀이보다 일에 더 가까워져 버린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에게 돈은 중요한 목적이고 목표일 터이다. 그러니 하루 8시간, 심지어는 십 수 시간씩 게임을 하는 사람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이들에게 게임은 더 이상 흥겨움을 주는 놀이라기보다 심각한 목적과 목표를 달성해야만 하는, 힘든 노동이다.
게임이 놀이의 영역을 벗어나 심각해지는 순간 이용자가 줄어드는 것은 숙명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일을 하다가 쌓인 긴장을 털어 내기 위해 게임을 하는 것이므로, 본업을 버리고 게임을 일처럼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게임은 '그들만의 노동'이 되어버리고 만다.
한국을 온라인 종주국으로 만들었던 게임들이 대부분 그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이유로 한국 최고 온라인 게임의 충성스러운 이용자가 수십 만 명을 넘지 못한다. 놀이의 대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한계가 크다.
그런데 최근 이런 게임시장의 구조가 조금씩 바뀌는 모양이다.
이른바 '하드 코어'로 불리는 이들 게임과 달리, 가벼워서, '진짜 놀이'라 할 수 있는 캐주얼 게임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이들 인기 캐주얼 게임의 특징은 한마디로 요약할 때 엄청난 대중성이다. '특정인의 일거리'가 되어버린 하드 코어 온라인 게임과 달리 이들 게임은 이용자 1천만 명 이상을 확보하며 '국민게임'이라는 칭호를 얻는다.
그 결과로 해당 업체들은 엄청난 돈까지 벌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최근 캐주얼 게임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는 업계와 일반 대중의 코드가 이런 게임을 통해 제대로 맞아떨어진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업계에 필요한 것은 게임 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저변의 확대일 것이고, 일반 대중이 게임한테 요구하는 것은 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가벼움이라고 할 수 있다면, 이 둘은 캐주얼 게임에서 조화되기 때문이다.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