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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대어급 기업 IPO 잇따라…시장 분위기 반전될까


"기업들, 유통시장 투자자에게 우호적 조치로 투자매력↑"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올해 하반기 대어급 기업들이 잇따라 증시 상장에 나선다.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기업들은 공모 투자자에게 우호적 조치를 마련하며,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이에 상반기 증시 부진으로 위축됐던 기업공개(IPO) 시장의 투자심리가 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상장예비심사가 진행 중인 기업은 총 54개사다. 심사 승인 이후 수요예측을 통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은 22개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 쏘카, 루닛 등 기업가치 5천억원을 웃도는 기업들이 증시 상장에 나선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 쏘카, 루닛 등 기업가치 5천억원을 웃도는 기업들이 증시 상장에 나선다.

앞서 상반기에는 현대엔지니어링을 시작으로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증시 침체로 원하는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기 어려워지자 상장을 철회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현대오일뱅크, 쏘카, 성일하이텍, 루닛 등 기업가치가 5천억원을 웃도는 대형 기업들이 공모절차를 개시하면서 얼어붙었던 IPO 시장 분위기가 다소 살아나는 모습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승인 받았으며, 오는 10~11월께 상장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가치를 8조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기존에 공모물량의 최대 40%를 구주매출로 계획했지만, 이를 전량 신주모집으로 바꾸면서 투자 매력을 높였다.

신선식품 새벽 배송 기업인 컬리도 올 하반기 IPO에 나선다. 작년 말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서 약 4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지난 3월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고, 3분기 중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컬리는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의 지분율(5.75%)이 낮다는 점이 지적받자,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장기 락업을 확보한 의무보유 확약서를 거래소에 제출했다.

차량공유 플랫폼 기업 쏘카도 지난 4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고, 지난달 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오는 8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예상 시가총액은 1조1천억~1조5천억원 수준이다. 쏘카도 상장예비심사 청구 시 예상 가격보다 할인율을 높였고, 기존 투자자의 보호예수를 통해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을 16.3% 줄였다.

이처럼 하반기 증시 상장에 나서는 기업들은 상반기와 달리 유통시장 투자자에게 우호적인 조치를 취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직전 투자라운드에서 책정된 기업가치와 공모가 밴드에 반영된 기업가치의 차이가 줄었다. 또 FI들의 자발적 보호예수 참여로 유통가능 주식수도 줄었다.

실제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IPO를 끝낸 기업들의 유통가능 주식 비율은 30.1%로 지난 2020년(38.8%)과 작년(33.4%)에 비해 낮아졌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같은 기업들의 노력으로 공모시장 투자 심리가 다소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며 "공모가밴드 상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되는 기업이 늘어났고, 청약 경쟁률도 다시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전히 매크로 환경이 불안정한 상황이지만, 기업들은 투자심리가 위축된 현실을 직시하고, 속히 공모를 완료하는 게 경영상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에 따라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에이치피에스피, 쏘카, 성일하이텍, 루닛 등을 주목하고 있다.

에이치피에스피는 반도체 전공정 고압 수소 어닐링(annealing) 장비 업체다. 반도체 회로가 미세화하면서 유전율이 높은 하이케이 물질을 적용하게 됐고, 이에 따라 실리콘막과 하이케이 물질 사이의 계면 결함 불량이 발생하게 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압으로 낮은 온도에서 수소를 주입하는 열처리 장비가 도입됐다. 에이치피에스피는 이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를 전 세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에이치피에스피는 지난달 29~30일 이틀간 수요예측을 진행했고, 이달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가밴드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약 4천543억~4천938억원 수준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치피에스피는 세계 최초, 유일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전망된다"며 "시스템반도체에서 메모리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성일하이텍은 2000년 설립돼 2차전지로부터 유기금속을 추출하는 2차전지 리사이클링 전문기업이다. 향후 전처리 거점(Recycling Park)을 오는 2024년까지 12개, 11만6천톤으로 확장할 예정이며, 국내 배터리 3사의 미국·유럽 공장 인근에 재활용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또 현재 2개인 습식제련 공장을 증설해 내년 말에는 연간 1만톤 규모의 3공장을 상업 가동할 예정이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 상장을 준비하는 쏘카는 차량 공유 서비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상반기 대어급 공모주로 예상됐던 기업들이 상장을 잇따라 철회한 만큼, 쏘카의 공모 결과가 하반기 IPO 시장 분위기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업가치가 5천억원이 넘는 회사들의 사업모델은 이미 검증됐다고 봐야 한다"며 "이들 기업들의 성과가 전체 공모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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