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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빚 못 갚는 고객들…카드사 '부실 뇌관'되나


연체 고객 대상 대환론·리볼빙 잔액 전년말比 5천935억원 증가

[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빨라진 금리 인상 시계로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떨어지면서 금융사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취약 차주 비중이 큰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차주 상환 여력 저하로 풀이되는 대환론·리볼빙(일부 결제 금액 이월 약정) 잔액이 크게 늘면서 부실 위험이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여전사의 취약 차주(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저신용자)에 대한 가계대출 규모는 74조8천억원에 달한다. 해당 업권이 보유한 전체 가계대출의 64.6% 수준이다.

신용카드 결제 이미지. [사진=조은수 기자]
신용카드 결제 이미지. [사진=조은수 기자]

일반적으로 취약 차주 비중이 높으면 높을 수록 부실화 위험도 함께 증가한다. 특히 금리가 크게 오르는 시기에는 이자 상환에 대한 부담도 한층 커진다.

문제는 취약 차주는 일반 차주보다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비은행 대출과 신용대출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취약 차주 어려움이 커지고, 이로 인해 상환에 어려움을 겪어 빚을 못 갚는 대출자(한계 차주)도 늘 수밖에 없다.

실제 한은 자료에 의하면 비취약차주는 금리변동기에도 연체율에 변화가 거의 없었던 반면, 취약 차주는 과거 금리인상기(2016년 4분기~2019년 1분기)에 연체율이 1.9%p 증가했다.

이미 차주들의 상환 여력 저하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지난달 기준 카드 대환론 잔액은 9천63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8천837억원보다 795억원(9%) 가량 증가한 수치다.

대환론은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연체자에게 상환해야 할 대출금을 다시 빌려주는 상품이다. 연체자 대상 카드론 잔액이 증가세를 보인다는 것은 당장 원금 상환에 부담을 느끼거나 상환능력이 떨어진 차주가 많아졌다는 의미가 된다.

카드 이용 대금이나 현금서비스 이용 대금 중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다음 달로 미루는 리볼빙 서비스 잔액 증가도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7개 전업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잔액은 지난해 말 6조820억원에서 지난달 6조5960억원으로 8.5% 증가했다.

법정 최고 금리(20%)에 달하는 높은 이자와 신용도 하락에도 불구하고 당장 대금을 갚기 어려운 이들이 사용하는 비상 수단이다. 이 때문에 결제성 리볼빙 잔액 증가도 대환론과 마찬가지로 상환 여력이 저하된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리볼빙과 대환론 잔액 규모가 커진 것을 봤을 때 상환 여력이 떨어지는 부실 차주가 늘어난 걸로 보인다"면서도 "부실 위험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늘리는 등 건전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이용 차주들의 상환 여력 저하와 이에 따른 부실 위험을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렸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7개 전업카드사의 대손충당금은 전년 동기보다 18%(994억원) 많은 6천438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앞으로 금리인상기가 지속되고 오는 9월 소상공인 금융지원 종료가 예정된 만큼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 리스크를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카드사 대출은 저축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연체율을 나타낼 정도로 리스크가 크다"며 "만기 연장 상환유예 종료도 다가오는 만큼 앞으로 카드사들이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복현 금감원장은 내달 초 여신전문업계 CEO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이날 이 원장은 건전성 관리 강화와 연체율 관리 등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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