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 주가 방어하자"…고민 깊어진 상장사, 800% 무상증자도 '등장'


무상증자로 일시적 주가 반등…기업 펀더멘털 변화 필요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긴축 기조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 각종 대내외 악재로 증시 침체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상장사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무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800% 무상증자까지 발표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무상증자는 기업가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만을 확대하는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무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상장사는 총 12개사로 집계됐다. 유상증자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무상증자를 같이 결의한 경우를 제외하면 발행주식총수가 적게는 100%에서 최대 800%까지 증가하는 무상증자가 실시된다.

상장사들의 무상증자 발표로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지만,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설명이 나온다.[사진=픽사베이]

무상증자는 주주들에게 주식 대금을 받지 않고 자본금과 주식수를 늘리는 것을 의미한다. 무상증자로 주식수가 증가하면 거래가 활성화되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거래량 부족이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하던 종목들에는 무상증자로 해당 문제를 일부 해소할 수도 있는 셈이다. 또 무상증자를 위한 재원은 자본잉여금에서 사용되는데, 이는 기업이 잉여금을 줄여도 될 만큼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효과도 있다.

이에 상장사가 무상증자를 발표하면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이를 호재로 받아들여 주가가 반짝 상승하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한다.

실제 비임상 임상시험수탁기업(CRO)인 노터스는 지난 8일 800% 무상증자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주주들이 가지고 있던 1주에 8주를 새로 배정하겠다는 것이다. 노터스의 상장주식수는 일반적으로 적다고 평가받는 1천만주에도 미치지 못하는 778만8천65주에 불과하다. 지난달 평균 거래량도 12만9천547주 수준에 머물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터스가 800% 무상증자를 발표하자 거래량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이날 하루에만 24.94% 급등했다. 이후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지난 15일 종가 기준 무상증자 발표 전 거래일보다 60.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0.9% 하락한 것에 비하면 주가 부양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노터스 측도 유동성 확대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무상증자 배경으로 설명했다.

코스닥 상장사 마이크로디지탈도 지난 12일 100% 무상증자를 발표했다. 이에 발표 당일 장중에만 19%가량 주가가 급등했다. 이밖에도 태웅로직스(29.53%), 브레인즈컴퍼니(14.50%), 라온테크(12.21%), 와이엠텍(8.98%) 등이 무상증자 발표에 따라 장중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무상증자를 시행해도 실질적인 기업가치가 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가에 장기적인 영향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무상증자는 유상증자와 달리 자금이 새롭게 유입되는 것이 아니고, 기업 펀더멘털에 변화를 주지도 않기 때문에 단순히 주가 변동성을 확대하는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무상증자를 발표했던 기업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무상증자 발표일에 주가가 반짝 상승한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플랜티넷은 지난 3월 15일 무상증자를 발표하자 장중 18.49%가량 급등했다. 이어 다음날도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4천681원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지난 13일 종가는 3천580원으로 무상증자 발표일보다 하락한 상태다. 랩지노믹스도 지난 3월 16일 200% 무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지난 13일 종가는 무상증자 발표일보다 하락한 7천390원으로 마감했다.

와이엠텍의 무상증자 발표일 종가는 1만9천426원으로 지난 13일보다 7.6% 하락한 상태며, 같은 기간 신도기연(-11.17%), 브레인즈컴퍼니(-17.11%) 등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무상증자로 유동성 개선 효과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유동성이 개선돼도 유의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는 어렵다"며 "무상증자를 실시한다고 해서 기업의 수익 창출 능력이나 재무상태가 개선되는 것이 아니고, 외부로부터 자금이 유입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상증자에 따라 투자자들은 일시적으로 주가가 싸졌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이것은 순전히 주식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대부분의 경우 일시적인 주가 변동이 나타난 이후 결국 원상복귀된다"고 덧붙였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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