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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가짜' 너의 목소리가 보여


'너의 목소리가 보여'와 '복명가왕'은 진짜 실력자를 가리는 인기 TV 프로그램이다. 명품보컬을 소유한 진짜 실력자를 찾는 것. 패션에서도 진품, 명품과 같은 단어를 사용한다. 단 몇일 만에 베껴 만든 짝퉁에는 '가짜, 가품, 짝퉁, 모조품, 인조, 짜가'와 같은 부정적 단어들이 사용된다.

인조 제품이 부정적 시각을 받는 반면 제작 의도가 오히려 긍정적 호응을 얻는 경우도 있다. 바로 환경을 보호하려는 취지에서 시작된 가짜 모피(faux fur)다. 생태학(ecology), 생태시스템(ecosystem)의 앞 글자인 eco와 friendly(친화적인)를 합친 에코 프랜들리(eco-friendly)는 환경보호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패션 제품에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멜랑꼴리아' 속 임수정이 에코백을 들고 있는 장면. [사진=tvN]
'멜랑꼴리아' 속 임수정이 에코백을 들고 있는 장면. [사진=tvN]

비닐봉지(plastic bag)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2007년에 영국 디자이너 안냐 힌드마치(Anya Hindmarch)는 환경자선단체와 손잡고 '나는 비닐백이 아닙니다(I'm not a plastic bag)'라는 문구를 가방에 새겼다. 이 친환경 천 가방이 바로 에코백(eco bag)이다.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쓴 사람은 없을' 정도로 가볍고 편안한 장점 때문에 특히 주부들과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환경 보호 목소리를 높이며 에코백은 단순히 시장 바구니가 아니라 cotton bag(코튼백), canvas bag(캔버스백)으로 출시되면서 고가의 악어, 소가죽, 양가죽 백 등을 대체하고 있다.

사실 에코백은 콩글리쉬이며 장바구니 용도의 에코백은 영어로 reusable bag이라고 한다. reuse(다시 사용하다), recycle(재활용하다)에 그치지 않고 낡거나 헤진 옷을 새롭게 리폼하는 것은 upcycle(더 나은 것으로 만들다)이라고 하며 upcycling clothes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기온이 뚝 떨어진 추운 겨울 날씨에 동물의 fur(털)이나 가죽으로 만든 의류를 요즘 많이 볼 수 있다. 동물 털(fur)처럼 보이나 가짜 털을 사용한 모피 앞에는 fake 또는 faux 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영어 단어인 fake와 프랑스 단어인 faux는 모두 '가짜의'라는 의미를 지닌다. fake가 다소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어 좋은 의도로 만들어진 인조 모피는 fake보다 faux를 더 많이 사용하여 faux fur coat 또는 faux fur CT(CT는 coat의 줄임말)라고 한다.

모피는 다소 사모님 룩을 연출하기에 남성 분들은 귀여움과 레트로 룩을 위해 '뽀글이'라고 하는 후리스(fleece)나 테디베어(teddy bear) 코트로 꾸안꾸 룩을 연출한다.

아무리 복면을 써도 '너의 목소리가 보이듯' 오랜 전통의 브랜드 가치는 어디서나 빛나게 마련이다. 동물애호, 환경 사랑을 위한 목소리를 높이는 가짜 모피는 그 의도가 아름답기에 가짜가 진짜 보다 더욱 빛나는 것 같다.

조수진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SAT, TOEFL, TOEIC 전문강사이며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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