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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새해에는 토뱅에 볕이 들까요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토스뱅크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파격적인 고금리로 화제를 모았던 입출금 통장의 2% 금리의 한도를 1억원까지로 조정하고, '토뱅카드'의 교통비 캐시백 등의 혜택도 줄인다.

토스뱅크 로고. [사진=토스뱅크]
토스뱅크 로고. [사진=토스뱅크]

사실 이 같은 일은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 없다. 올 10월 제3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토스뱅크는 사전 예약자만 110만명이 몰리는 등 초반 흥행가도를 달렸다.

문제는 폭발하는 대출 신청에 열흘 만에 5천억원 한도가 모두 소진되면서 대출이 중단된 것이다. 신생 은행이 문을 연지 열흘 만에 대출 중단에 들어간 초유의 사태인데, 이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올 연말까지는 상황이 달라질 것 같지도 않다.

5천억원의 대출 한도라는 것은 토스뱅크의 돈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때문에 생겼다. 전체 은행의 올해 대출에 대해 총량 규제를 하고 있는 금융위원회가 토스뱅크 또한 여기에 포함시킨 것이다.

다른 은행들이야 전년 대비 대출 증가율을 맞추면 된다지만, 이제 막 영업을 시작한 신생 토스뱅크로써는 아예 전년 실적 자체가 없으니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은행의 핵심 수익원은 예대마진으로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를 수익의 원천으로 삼는다. 하지만 돈을 벌 수단은 막히고 돈 나갈 곳만 생기니 버틸 재간이 없다.

당국으로써는 토스뱅크만 대출규제에서 제외하자니 그쪽으로 몰릴 풍선효과가 두려웠을 것이다. 실제 카카오뱅크도 출범 초기 몇천억원대 신용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난 바 있다.

하지만 은행이 문을 열자마자 대출을 아예 틀어막은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토스뱅크는 단 열흘 간이지만 전체 대출의 3분의 1을 중금리 대출로 시행하는 성과를 보였다.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적용해 중금리 대출을 전체의 44%로 맞추겠다는 목표 달성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증명을 한 셈이다.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존재 의의로 꼽아왔던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 역할이 톡톡히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박근혜 정부 당시 탄생했으나 현 정부 들어서도 금융 신산업의 물줄기를 틀 '총아'로 많은 기대와 지원을 받았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은 핀테크 산업의 개척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산고 끝에 탄생한 토스뱅크는 출범과 거의 동시에 규제 암초에 걸려 당국의 눈치만 보는 천수답 상황이 됐다. 다시 새롭게 대출 총량이 카운트되는 내년을 기다려볼 수밖에 없다. 다만 내년에는 더 타이트한 총량 규제가 예고된 상황에서 토스뱅크가 다른 은행들 사이를 어느 정도나 비집고 들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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