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탈석탄 투자' 주목…'굴뚝株' 비중 줄였다


지난달 보유 지분 1% 이상 줄인 종목 7개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국민연금이 '탈석탄 투자'를 선언한 이후 관련 종목의 보유 지분율을 줄이면서 향후 EGS(환경·사회·지배구조)가 국민연금의 투자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지난달 국내증시에 상장된 기업 중 7개 종목의 보유 지분율을 1% 이상 축소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기준 7개 종목의 보유 지분을 1% 이상 줄였다. [사진=조은수 기자]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보고서 작성 기준일·11월) 기준 7개 종목의 보유 지분을 1% 이상 줄였다고 공시했다. 이 가운데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아 발생한 보유 비중 하락을 제외하면 5개 종목을 단순 처분 목적으로 장내 매도했다.

이중 눈에 띄는 종목은 HDC그룹의 HDC현대산업개발과 국내 해운업체인 팬오션이다. 국민연금은 직전 보고서 작성 기준일인 지난 9월 30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2개월 간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식을 119만2천863주를 장내 매도했다. 특히 지난달 12일부터 16일까지 3거래일 연속 매도하며 31만9천620주를 팔아치웠다. 국민연금의 HDC현대산업개발 보유 비중은 13.41%에서 11.60%로 1.81% 줄었다.

국민연금은 팬오션의 주식도 지난 9월 9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535만1천271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에 보유 비중은 기존 5.89%에서 4.89%로 1%가량 줄었다.

해당 종목들에 대한 국민연금의 비중 축소는 석탄채굴·발전산업에 대한 투자제한 전략(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 시행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탈석탄'을 선언한 이후 이뤄져 주목된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5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석탄채굴·발전산업에 대한 투자제한 전략을 도입하기로 선언했다.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투자에 참여하지 않는 방침을 내세웠다. 또한 지난 3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021년도 제9차 기금위 모두발언에서 "국민연금의 탈(脫)석탄 선언 의결 이후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SG 경영 평가를 투자 결정의 한 지표로 삼아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달 12일 현대제철(-0.65%), HDC현대산업개발(-0.33%), 한국전력공사(-0.30%), 고려아연(-0.18%) 종목의 지분축소에서도 드러난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이후 관련 종목들의 비중을 꾸준히 줄여왔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POSCO 보유 비중은 11.7%였지만, 지난 9월(보고서 작성 기준일) 9.74%로 1.96%포인트 감소했다. 한국전력공사도 8.6%에서 지난달 기준 6.13%로 2.47%포인트 줄었다. 한국카본의 경우 6.3%에서 지난 6월 4.12%로 2.18%포인트 감소했다.

기관 투자자들이 투자 결정을 할 때 ESG를 고려하는 추세는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맥쿼리자산운용그룹이 글로벌 기관투자자 180곳(운용자산 합계 21조 달러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지난 2019년 조사 대상자의 47%가 ESG 투자 전담 조직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올해에는 ESG 투자 전담 조직이 59%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기금·국부펀드·대학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ESG 투자(Sustainable Investment)를 투자 결정에 중요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연금 관계자는 "(관련 종목들의 비중이 줄어든 것은) 자산배분 방향성에 따라 비중이 감소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아직 석탄·발전산업 투자제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관련주 비중이 줄어든 것을 ESG와 연관성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달(보고서 작성 기준일) 기준 락앤락 지분을 6.36%에서 4.35%로 2.01%포인트 줄였다. 이밖에도 케이씨씨글라스(-1.0%), LG생활건강(-1.01%) 등도 보유 비중을 줄였다. 반면 만도(1.54%), 하이트진로(1.02%) 등은 지분투자 비중을 늘렸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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