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요소수 품귀 사태' 일본엔 손 벌리지 말아야


[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국가인 탓에 '이웃 국가'로 불린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신임 총리와의 통화에서 일본에 대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로서, 동북아 지역을 넘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야 할 동반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과 '이웃 국가' 일본 양국 관계는 지난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그 배경에는 강제징용과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으며, 2019년 7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는 관계를 완전히 틀어지게 된 계기가 됐다.

[사진=아이뉴스24]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 아래 지난해 3월 한국인에게 발급한 비자 효력을 정지하고, 신규 비자도 제한적으로 발급하는 등 한국인 입국을 사실상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가 없다면서 맞불 조치로 일본인에 대한 비자면제 정지와 함께 이미 발급된 비자의 효력을 중단했다.

경색된 한일 관계 속에서도 양국은 협력 사례를 도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막혀 있었을 때 양국은 세계 각국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귀국시키기 위해 띄운 전세기에 한국인과 일본인을 함께 태워 귀국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5월 인도에서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도 귀국길이 막혀있던 어린이를 한국·인도·일본 3국의 공조로 일본항공(JAL) 여객기에 태워 한국으로 귀국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일본 정부 대변인이었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한일 협력의 좋은 예이다"며 "코로나19 대책에 각국이 협력해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례에 대해 한국 측도 (일본에) 깊은 감사의 뜻을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전세기에 일본인을 탑승시킨 것과 관련해 사실만 전달할 뿐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았다.

최근 한국 정부는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사태를 해소하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인한 교훈으로 수입선 다변화를 통해 요소수 품귀 사태가 수습되는 분위기다.

문제는 수입선 다변화 과정에서 일본산 요소 수입도 일부분 이뤄졌다는 점이다. 일본은 한국이 겪고 있는 요소수 품귀 사태에서 자유롭다. 요소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에서 주로 수입해 중국 당국의 수출 규제에도 수급상에 문제가 없다.

이로 인해 한국 정부와 관련 기업들은 여유 재고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으며, 지리적으로 가까워 수입이 원활한 일본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본에게 요소·요소수 관련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그야말로 '언발에 오줌누기'다. 이는 그간 일본 정부가 '한국 때리기'를 통해 우익 중심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고자 시행했던 각종 규제들로 인해 발생했던 피해들과 양국 공조로 이어오던 인도적 도움에도 생색내기에 급급했던 일본의 행태들을 되짚어보면 답이 나온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일본을 향해 도움을 요청하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그릇된 '우월 의식'만 고취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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