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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여가는 대우건설 매각…재매각 시도에 '노딜' 가능성도


특정기업 밀어주기에 배임 논란 등 후폭풍 커질 듯

대우건설 을지로사옥 [사진=대우건설 ]
대우건설 을지로사옥 [사진=대우건설 ]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꼬이고 있다.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각각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서 2조3천억원, 1조8천억원씩 써낸 가운데 중흥건설 측이 인수가를 내리지 않으면 입찰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대우건설의 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KDBI)는 재입찰을 선언했다. 하지만 높은 가격을 써냈다고 재입찰 기회를 주는 것은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특혜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재입찰 과정에서 중흥건설이 더 적은 금액을 제시할 경우 배임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일 금융권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I는 이날 본입찰에 참여한 중견 건설사 중흥건설과 부동산 개발 업체 DS네트웍스 컨소시엄 두 곳을 상대로 재입찰에 나선다. KDBI는 본입찰(지난달 25일)이 진행된 불과 5일 뒤인 지난달 30일 양사에 이메일로 재입찰을 통보했다.

KDBI는 중흥건설이 DS네트웍스의 제시가격(1조8천억원)보다 무려 5천억원이 많은 2조3천억원을 제시하면서, 중흥건설의 제시안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내다본 것으로 보인다. 5천억원이면 중견 건설사 하나를 추가로 인수할 수 있는 수준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중흥건설이 가격을 높게 써낸 배경에 대해 호반건설의 인수전 참여 소식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 2018년 대우건설 인수전에 참여했던 호반건설이 또다시 재도전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우건설의 몸값이 더욱 치솟고, 결국 무리한 베팅을 했다는 것이다.

중흥건설은 KDBI에 인수포기 의사까지 드러내며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서면서 결국 KDBI 측이 재입찰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흥건설에 가격조정의 기회를 제공할 경우 과도한 특혜가 문제가 되는 만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을 참여시켜 재입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재입찰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후폭풍은 거셀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모두 기존에 제시 가격보다 높게 써낸다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가격을 낮춰 제시할 경우 KDBI는 특정 기업을 위한 특혜와 함께 배임 논란까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기존 본입찰에서 제시했던 인수금액 1조8천억원에 대한 자금조달 계획을 마련한 상태다. ▲DS네트웍스 6천억원 ▲우리은행 선순위 인수금융 7천억원 ▲스카이레이크프라이빗에쿼티 5천억원 등으로 나눠 마련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대우건설 매각이 또다시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KDBI가 각종 문제소지가 높은 만큼 일단 유찰을 선언한 뒤, 향후 적당한 시기를 모색해 재매각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된 상황에서 자칫 정치적·경제적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매자들이 가격을 낮추거나 아예 발을 뺄 경우 KDBI를 비롯한 산업은행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며 "그동안 대우건설 매각 문제는 국정감사의 주요 소재로 사용된 만큼 이번 재입찰 결과에 따라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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