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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지각변동] 사장단 불러 모으는 신동빈…온라인 전략 나올까


회의 주재하고 하반기 전략 점검…입지 약해진 이커머스 강화 초점

[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국내 이커머스 시장 판도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롯데의 대응 전략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롯데는 그룹 핵심 축인 유통분야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 이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나섰다. 임원 100여명을 불러 모은다. 예년보다 이르게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사장단회의)을 진행하고 전열을 가다듬을 방침이다.

지난해 VCM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모습.  [사진=롯데지주]
지난해 VCM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모습. [사진=롯데지주]

◆ VCM 통해 이커머스 반격책 모색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날 신 회장 주재로 하반기 VCM을 연다. 송용덕·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강희태 유통 BU(Business Unit)장, 김교현 화학BU장, 이영구 식품BU장,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 각 계열사 대표 등 임원 100여명이 참석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롯데그룹은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VCM을 진행한다. 통상 7월 중순에 하반기 VCM이 열렸으나 올해는 보름 가량 앞당겼다. 최근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것을 고려해 반박자 빠르게 경영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서도 신 회장이 롯데의 이커머스 전략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커머스 부문은 신 회장이 올해 1월 열린 상반기 VCM에서 콕 집어 언급한 부문이기도 하다. 신 회장은 당시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는 이유는 전략이 아닌 실행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롯데그룹 롯데쇼핑은 최근까지 유통 라이벌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놓고 경쟁을 벌였다. 오프라인 강자이던 양사는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반등을 노리고자 했다. 신세계가 롯데를 제치고 이베이코리아를 가져감에 따라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신세계·쿠팡 3강 체재로 재편될 전망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베이 인수 검토 결과 당초 기대보다 시너지가 크지 않고 인수 이후 투자 비용도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보수적인 관점에서 인수 적정 금액을 산정했다"고 했다. 일각의 '승자의 저주' 우려는 피했으나 갈길은 더욱 바빠졌다. 고배를 마신 롯데는 이커머스 규모면에서 크게 밀리는 처지가 됐다. 이 때문에 이번 VCM을 통해 향후 이커머스 역량 강화를 위한 각종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서도 롯데의 이커머스 행보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롯데가 이번 회의를 끝낸 뒤 어떠한 대책이라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온의 경쟁력 강화는 롯데가 풀어야할 과제 중 하나다.  [사진=롯데온]
롯데온의 경쟁력 강화는 롯데가 풀어야할 과제 중 하나다. [사진=롯데온]

◆ 롯데의 향후 전략에 쏠린 눈

롯데온(ON)의 경쟁력 강화는 롯데가 가장 먼저 풀어야할 산적한 과제 중 하나다. 롯데온의 거래액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7조6천억원이다. 시장 점유율 5%에 그친다. 롯데온을 두고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경쟁사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뚜렷한 특색이 없는 롯데온의 입지는 더욱 약해질 수 밖에 없다.

강희태 유통 BU장도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무산된 지난 18일 직원들에게 "그로서리와 패션·뷰티, 가전 카테고리에 특화한 플랫폼을 구축해 차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그 일환으로 롯데마트가 나선다. 하반기 중 반려동물과 와인 특화 전문 매장을 선보인다. 최근 펫팀과 와인팀 등 사내 조직도 별도로 꾸렸다. 일부 점포에 전문 매장을 도입하고 확고한 카테고리 킬러로 영역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롯데온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도 노린다. 전문 매장은 롯데온과 구매 연계를 꾀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구성해 온·오프라인을 연계(Online to Offline·O2O)한 쇼핑 환경을 만들 전망이다.

인수합병(M&A)을 통해 반등의 계기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 신세계, 쿠팡 등 대형 업체와 패션 등 특정 카테고리에 전문성을 띈 곳으로 양분되는 분위기다. 롯데온이 내실 다지기를 통해 몸집을 키워 나가기에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

실탄도 충분하다.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앞두고 자산 유동화를 통해 3조4천억원의 자금을 마련해 둔 상태다. 이를 활용해 롯데가 버티컬 커머스(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쇼핑몰) 여러 개를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다. 요기요 인수 가능성도 나온다. 롯데가 요기요를 품을 경우 오프라인 유통업체에게 부족한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가치 창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며 "M&A를 비롯한 외부와의 협업 등도 계속해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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