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文 "4대그룹, 하이라이트" 칭찬에 고개 끄덕인 총수들


"고충 이해한다" 이재용 사면 미묘한 변화…광복절 특사 가능성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4대 그룹 대표 초청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민 비서실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문재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일정에 함께한 4대그룹 대표들과 2일 만나 "덕분에 한미 정상회담 성과가 참 좋았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로 SK 최태원 회장, 현대차 정의선 회장, LG 구광모 회장,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을 초청해 마련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4대그룹 총수를 따로 불러 만나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 정상회담 계기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한 기업인들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한 자리였던 만큼 간담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특히 총수들이 이 자리를 빌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한 데 대해 문 대통령이 "고충을 이해한다"고 변화된 입장을 내비쳐 이 부회장의 광복절 특별사면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투자로 국내 일자리 감소?…"오히려 기회"

문 대통령은 방미 성과를 "그 어느 때보다 풍부했다"고 평가하면서 "지금까지 미국과 수혜적 관계였다면 이제는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바이오 등 첨단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에 도움을 주는 동반자적 관계가 되었고, 그 과정에서 4대 그룹의 기여가 컸다"고 했다.

한미 공동기자회견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리측 기업인들을 직접 지목해 일어서서 소개받았던 순간을 떠올리며 "제일 하이라이트였다"고 치켜세우자 참석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한국에 대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 감소 우려에 대해선 "오히려 국내 일자리가 더 창출이 되고 더 많은 기회들이 생긴다"고 일축했다. 대기업들이 앞장서게 되면 중소·중견 협력업체들도 동반 진출하게 되고 부품·소재·장비의 수출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정의선 회장은 "기회를 많이 만들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기남 부회장은 "미국에 공장을 지어 일자리를 외국에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제2의 평택공장 부지는 국내에서 찾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광모 회장은 "LG 대표를 맡은 지 3년째 일본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 갈등 등 예측할 수 없는 위기가 다가왔는데, 정부가 기업의 의견을 듣고 대처해 줘서 감사하다"면서 "이번 방미로 미국에서 더욱 안정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공동기자회견과 조지아주 일정까지 함께한 최태원 회장에게는 각별히 "정말 큰 힘이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워싱턴에 남아서 현지의 반응을 더 들었는데, 경제 활성화를 모색하는 미국 상황에 한국의 투자가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져서 바이든 정부가 고마워했다"며 "정상회담 결과는 역대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청와대에서는 그룹 대표와 대통령이 함께 찍은 사진을 액자에 넣어서 준비했고, P4G 정상회의에서 수소차에 부착했던 차량번호판과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연출된 기후정상회의 상춘재 사진 액자를 기념으로 증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최태원 SK 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대표와 오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찬에서 문 대통령과 4대 그룹 대표들이 이전에 찍은 사진을 전달하고 P4G 서울 정상회의 때 수소차에 부착했던 차량 번호판을 정 회장에게 기념으로 증정했다. [사진=뉴시스]

◆"고충 이해한다…경제상황 이전과 달라"

비공개 오찬에선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최태원 회장이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것을 고려해 달라"고 하자 김기남 부회장이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탰고, 또 다른 대표도 "어떤 위기가 올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면서 힘을 실었다고 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를 경청한 문 대통령이 고충을 이해한다고 답했다"고 전하면서 "경제 5단체장 건의 내용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그 건의를 고려해 주시라고 해서 무슨 의미인지 (대통령이) 물었고, 이 부회장 사면을 의미한다는 걸 확인해 에둘러 말씀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 지금은 경제 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들의 공감이라는 게 긍정, 부정 어떤 쪽을 특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경제 5단체장 건의는 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이 지난달 청와대에 제출한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말한다.

청와대는 지난달 4일 여당에서 이 부회장 사면론을 제기했을 당시만 해도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충분히 국민들의 많은 의견을 들어 판단해 나가겠다"며 입장 변화를 나타낸 바 있다. 이날 발언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업인의 입장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돼 이 부회장의 광복절 특사 등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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