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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능 비밀 밝힌다…KIST, 새로운 뇌연구 플랫폼 제시


뇌활동과 행동을 동시에 관찰, 집단지능 연구자들을 위한 시스템 개발

군집 생쥐들의 뇌 활동 모니터링 시스템 CBRAIN 개괄 [KIST 제공]
군집 생쥐들의 뇌 활동 모니터링 시스템 CBRAIN 개괄 [KIST 제공]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한 개체의 뇌파 분석을 넘어 집단의 뇌활동을 동시에 파악하고 거시적 관점에서 집단행동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군집 뇌연구 시스템이 선보였다.

13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최지현 박사 연구팀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 지능형센서연구실 이성규 박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실시간 무선 뇌파 측정, 분석시스템인 '씨브레인'(CBRAIN : Collective Brain Research aided by Illuminating Neural activity)'을 발표했다.

최지현 박사가 설계하고 이성규 박사가 실제 디바이스로 구현한 씨브레인 시스템은 See-Brain이라는 이름 그대로 뇌의 활동과 행동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도록 만든 뇌연구 플랫폼이다.

이 시스템에는 뇌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모바일 엣지 컴퓨팅 기술과 특정 뇌신호를 분석하는 알고리즘, 뇌파를 빛의 반짝임으로 표시해 주는 LED 등이 종합됐다. 개별 개체를 대상으로 뇌의 특정 신호를 상세하게 기록, 분석하는 기존의 뇌파 측정, 분석 시스템에 더해 집단적인 행동을 시각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만든 것이 씨브레인의 특징이다.

씨브레인 시스템은 위협 인자에 대한 생쥐의 행동과 편도체에서 발생하는 감마파의 발생 여부를 동시에 관찰한다. [KIST]
씨브레인 시스템은 위협 인자에 대한 생쥐의 행동과 편도체에서 발생하는 감마파의 발생 여부를 동시에 관찰한다. [KIST]

최지현 박사는 "개체를 대상으로 한 뇌파 측정 분석시스템은 많지만 뇌과학 분야의 풀리지 않는 난제인 집단지능의 원리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들의 뇌를 눈으로 보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오래 전부터 구상했던 것이지만 ETRI 이성규 박사팀이 이를 실제로 구현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연구과정을 설명했다.

최 박사는 반딧불이 무리가 동시다발적으로 반짝거리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이 시스템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뇌 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반딧불이처럼 LED 불빛을 반짝이게 하고 이를 통해 뇌 활동을 생중계함으로써 동물들의 감정과 생각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다.

기존의 사회적 뇌 연구는 제한된 실험 환경에서 한정된 실험을 수행하고, 실험이 끝난 후에 복잡한 신호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연구가 이뤄졌지만, 군집 동물들의 행동과 뇌 활성을 시공간적으로 직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면 집단지능 연구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라는 게 연구팀의 생각이다.

최지현 박사는 씨브레인을 활용한 연구사례로 생쥐 무리가 천적에 대항할 때 발생하는 뇌신호와 집단행동 연구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생쥐 무리가 자기 몸집보다 큰 거미 모양 로봇에 대항하는 모습에서 위협 상황에서 발현되는 집단의 행동을 연구했다. 공포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한 부분인 기저측편도체에서 발생하는 감마파 신호에 빛을 깜빡이도록 한 후 거미 로봇의 공격에 혼자 대항할 때와 동료들과 같이 대항할 때의 차이를 딥러닝 등을 활용해 분석했다.

실험 결과, 거미 로봇을 우리에 넣는 순간 쥐들에게 부착된 씨브레인 시스템의 LED가 동시다발적으로 점등됐는데, 8마리의 쥐가 무리 지어 있으면 1마리만 있을 때보다 경계신호의 발생 빈도가 감소했다. 또한, 바깥쪽의 생쥐들에게는 강한 경계신호가 나타난 반면 안쪽 생쥐에게는 경계신호의 변화가 없었다. 이는 동료와 같이 있으면 경계신호가 줄고 긴장이 누그러지는 사회적 완충 효과와 집단 전체의 효율적 방어를 위한 역할 분담 현상이 관찰된 것으로 연구팀은 해석했다.

최지현 박사는 “씨브레인 시스템은 뇌신호를 빛의 반짝임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뇌과학자뿐만 아니라 생태학, 통계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타분야 연구 성과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씨브레인을 인간의 사회적 뇌 연구에도 적용해 사회성 연구 및 관련 뇌 질환 치료에 활용하고, 아직 풀리지 않은 난제 중 하나인 집단지능의 원리를 밝힐 것”이라고 후속 연구 계획을 전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 호에 'A bird’s eye view of brain activity in socially interacting mice through mobile edge computing'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제1저자: KIST 김지수 학생연구원, 교신저자 : KIST 최지현 책임연구원, ETRI 이성규 책임연구원)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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