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년 전 합천에 떨어진 운석충돌구 확인

5만 년 전 합천에 떨어진 운석충돌구 확인

한반도 첫 운석충돌구 발견…동아시아에서 두 번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경남 합천군의 적중-초계 분지가 5만년 전 한반도에 떨어진 운석으로 인해 생긴 운석충돌구임을 확인했다고 14일 발표했다.그림은 적중-초계 분지 위치(A, B) 및 시추 지점(C, D) [지질연 제공]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경남 합천군의 적중-초계 분지가 5만년 전 한반도에 떨어진 운석으로 인해 생긴 운석충돌구임을 확인했다고 14일 발표했다.

한반도에서는 처음 발견·확인된 운석충돌구이자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2010년에 발표된 중국의 슈엔 운석충돌구에 이어 두 번째로 확인된 것이다.

지질연은 적중-초계분지의 운석충돌구는 직경이 약 4km로 추정되며, 이는 직경 약 200미터 크기의 운석이 떨어져서 만들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한 이 때의 충돌로 약 1천400 메가톤(MT)의 에너지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1980년 세인트헬렌스 화산 폭발 당시 발생한 총에너지와 맞먹는 규모다.

운석충돌은 백악기 후반에 집중적으로 발생해 공룡의 대멸종을 불러온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 합천의 적중-초계분지는 약 7km 직경의 독특한 그릇모양의 지형으로, 그동안 운석충돌의 흔적은 여러 차례 발견됐었지만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 못해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지질연 연구팀의 이번 발견으로 한반도에서도 운석 충돌이 있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밝혀진 것이다.

적중-초계분지에서 회수한 시추코어 사진 (지하 142m까지 시추) [지질연]

지질연구원은 올 1월부터 적중-초계분지에서 깊이 142m 시추코어 조사와 탄소연대측정 등 현장조사·분석을 진행했다. 시추코어를 통한 퇴적층 조사 결과 이 분지가 운석충돌에 의해 생긴 것이라는 미시적·거시적 증거를 확인했으며, 분지의 호수퇴적층 속에서 발견된 숯을 이용한 탄소연대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운석충돌 시기를 약 5만 년 전으로 추정했다.

운석이 충돌하면 강한 충격파로 지하에 거대한 웅덩이가 생긴다. 이 때 기존 암석과 광물 속에 충격변성에 의한 흔적(shock-metamorphic effects)이 남는다. 운석충돌 여부는 이러한 흔적에 대한 암석학·지구화학적 변형구조 추적으로 판별할 수 있다.

이번 연구팀은 적중-초계분지의 퇴적층 분석을 통해 운석충돌에 의한 고유한 충격파로 만들어지는 미시적 광물 변형증거와 거시적 암석변형을 확인했다. 미시적 증거로는 142m 지하 충격각력암층에서 발견된 사암의 석영광물입자에서 충격파로 만들어진 평면변형구조가 확인됐다. 또한 거시적 증거로는 130m 지하에서 셰일암석에 충격파로 형성된 원뿔형 암석 구조(shatter cone)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특히 거시적 증거는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발견된 것이어서 매우 큰 학술적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운석충돌 시 발생하는 강력한 충격파 영향으로 만들어지는 석영 내의 평면변형구조. 평행하게 길게 늘어선 홈처럼 보이는 흰색 선들(붉은색 화살표 방향) [지질연]
운석충돌 시 발생하는 강력한 충격파 영향으로 만들어지는 원뿔형 암석 구조 (정점에서 방사상으로 홈이 나 있는 운석충돌 원뿔구조암) [지질연]

현재 전세계에 공식적으로 인정된 운석충돌구는 200여개다. 적중-초계분지는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2010년에 발표된 중국의 슈엔 운석충돌구(Xiuyan crater) 이후로 2번째이다. 슈엔 운석충돌구는 직경 약 1.8km로 110m 시추코어를 확보해 연구를 진행했으며, 106m 지하에서 발견된 황토층의 연대측정 결과 약 5만 년 이상 이전에 운석충돌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지질연 국토지질연구본부 지질연구센터 임재수 박사는 “그동안 지질학계의 미스터리로 남아있던 적중-초계분지가 한반도 최초 운석충돌구로 확인돼 연구자로서 보람을 느낀다”면서 “추가 연구를 통해 적중-초계분지의 운석충돌 시기를 보다 명확하게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반도 최초 운석충돌구 발견(First finding of impact cratering in the Korean Peninsula)’이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곤드와나 리서치(Gondwana Research)에 발표됐다.(doi.org/10.1016/j.gr.2020.12.004)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