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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비극적 현대사, 게임으로 구현된다


웬즈데이·언폴디드: 동백이야기 등 선봬…"게임이 주는 높은 몰입감 내세울 것"

'웬즈데이' 게임 이미지. 당초 8월 출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인 개발 과정 지연으로 출시 시점도 11월로 미뤄졌다. [사진=텀블벅 크라우드펀딩 페이지]
'웬즈데이' 게임 이미지. 당초 8월 출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인 개발 과정 지연으로 출시 시점도 11월로 미뤄졌다. [사진=텀블벅 크라우드펀딩 페이지]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한국의 비극적 현대사를 소재로 한 게임이 연이어 출시된다. 내달 출시되는 겜브릿지 '웬즈데이'와 내년 3월 선보이는 코스닷츠 '언폴디드: 동백이야기'가 그것. 웬즈데이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언폴디드: 동백이야기는 제주 4.3사건이 주요 소재다.

그간 이를 소재 한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이 다수 제작되기는 했지만 게임은 극히 드물었다. 이들은 게임 콘텐츠가 주는 높은 몰입감을 앞세워 새로운 방식으로 역사적 비극을 이용자들에게 알리겠다는 각오다.

도민석 겜브릿지 대표와 김회민 코스닷츠 대표는 20일 온라인 게임 행사인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0(BIC 2020)' 컨퍼런스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웬즈데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순이'가 시간 여행을 통해 일본군의 각종 전쟁범죄와 관련된 단서를 수집·추리하는 게임이다. 또 언폴디드: 동백이야기는 제주 4.3 사건 당시의 비극을 주인공 소년인 '동주'의 눈으로 바라보는 게임으로, 지난해 출시된 게임 '언폴디드: 참극'의 후속작이다.

도민석 대표는 "게임이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역할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간 나온 관련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 피해자들이 어떤 피해를 당했는지를 보여주는데 집중했다면, '웬즈데이'는 게임의 높은 몰입감을 토대로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회민 대표 역시 "영화, 애니메이션 등이 4.3사건을 소재로 다뤘지만 아직 게임이 이를 다룬 사례는 없었다"며 "아직 많은 사람들이 4.3사건을 자세히 알지 못하는데, 게임이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관련 게임을 만들어 보고자 했다"고 언급했다.

도민석 '웬즈데이' 대표가 게임 '웬즈데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부산정보산업진흥원]
도민석 '웬즈데이' 대표가 게임 '웬즈데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부산정보산업진흥원]

김회민 코스닷츠 대표가 '언폴디드' 시리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부산정보산업진흥원]
김회민 코스닷츠 대표가 '언폴디드' 시리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부산정보산업진흥원]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지만, 사용자가 직접 플레이하는 게임이니만큼 전반적인 게임성을 높이는 부분도 중요했다. 특히 당시 상황에 대한 역사적, 환경적 고증을 충실히 해 고증 오류로 인한 몰입감 저하를 방지하고, 그래픽 면에서도 게임에 걸맞는 실감나는 분위기를 내 몰입감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

도민석 대표는 "수많은 고증 자료를 바탕으로 1991년 서울 시점과 1945년 일본군 위안부 수용소 시점을 3D 그래픽으로 재현하고, '모션 캡처'를 사용해 캐릭터들의 움직임도 생동감 있게 연출했다"고 강조했다. 캐릭터 연출에도 신경썼다. 도 대표는 "순이가 소녀일 때와 50년 후 할머니가 됐을 때의 모델링을 하기 위해 과거에 있던 실제 피해자들 사진 등 다양한 이미지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김회민 대표는 언폴디드: 동백이야기'에서 전작인 '언폴디드: 참극'보다 더욱 다양한 인게임 아트를 구현할 예정이다. 그는 "기존작의 경우 꼭 필요한 부분만 색칠하고 나머지는 선을 그리는 정도로 처리해 양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면, 차기작에서는 보다 눈에 띄는 그림체와 다양한 색상 활용 등으로 인게임 아트의 질도 더욱 높이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또 보다 충실한 고증을 위해 지난해 제주도를 방문해 사진을 찍고 여러 풍경들을 스케치하기도 했다.

좋은 게임을 만들었더라도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이 때문에 마케팅에도 힘을 주고 있다. 김 대표는 "전작의 경우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 홍보글을 올리고 4.3사건 관련 단체 등에 연락을 했는데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며 "마지막에 구글 광고로 최소한의 반응을 얻기는 했지만 마케팅 면에서는 많이 아쉬운 부분이 있어 차기작에선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올해 텀블벅에서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에서 700만원 이상을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도 대표는 트위치,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기 크리에이터들의 덕을 많이 봤다. 그는 "소련여자, 영래기 등 다양한 인플루언서들이 게임을 많이 알려 주셨다"며 "유튜브와 트위터 등을 통해 게임을 알게 되고 크라우드 펀딩으로 유입된 이용자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월부터 3달간 텀블벅에서 진행된 크라우드 펀딩에서 약 1억원을 모금했다. 후원자 수는 3천551명에 달해 지난 7월까지 국내 크라우드 펀딩 역대 최다 후원자 수를 기록했다.

도 대표는 "크라우드 펀딩 기간 중 '리워드'로 만들었던 '굿즈'들이 인기를 끌어 게임 출시 후 추가로 리워드 형태로 굿즈를 판매할 것"이라며 "'시간이동'이라는 콘셉트 덕분에 영화사에서도 관심을 보여 현재 시나리오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출시 전임에도 엄청난 화제몰이에 성공한 셈이다.

이들은 나란히 '스팀'을 통해 게임을 출시한다. 스팀이 글로벌 게임 플랫폼이니만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도 대표는 "영어, 네덜란드어, 일본어 등 6개 언어로 번역을 준비하고 있다"며 "게임을 통한 수익으로 위안부 문제에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 스팀 이용자 수가 466만명인데 글로벌 스팀 이용자 수는 1억명에 달한다고 한다"며 "글로벌 마케팅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여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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