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 기자] 4.3 보궐선거 이후 두 달 가까이 이어져 온 바른미래당 내홍에 끝이 보인다. 손학규 대표 사퇴를 강하게 주장하던 유승민계가 최근 한 풀 꺾이면서다. 버티기를 고수하던 손학규 대표가 판정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오신환 원내대표와 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최고위원은 29일 안철수계가 제안한 '정병국 혁신위'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손 대표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하던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난 것이다.
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게 국민들의 염원이고 당원들의 바람"이라며 "그 명령에 따라야 한다는 생각에 일정 정도 양보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은 양보 수준이 아닌 사실상 '패배'로 비쳐진다. '정병국 혁신위'는 손 대표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당시만 해도 유승민계는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며 손 대표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가 퇴진하지 않는 이상 혁신위는 꼼수에 불과하다"면서 "그럴 바에는 갈라지는 게 낫다"고도 했다.
초지일관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던 유승민계가 형식과 내용 면에서 유사한 안철수계의 '정병국 혁신위' 제안을 수용한 것은 빈 손 회군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혁신위가 전권을 가지고 손 대표 퇴진까지 논의하기를 기대하는 모양새지만, 손 대표는 "혁신위가 대표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일로 손 대표 사퇴론 동력도 거의 상실된 것으로 보인다. 하 최고위원이 '나이 들면 정신 퇴락' 발언을 했다가 손 대표에게 허리 굽혀 사과할 때부터 유승민계의 목소리는 한 풀 꺾인 상태였다. 혁신위 구성 여부와 관계없이 손 대표 거취를 둘러싼 당내 논란은 수그러들 수밖에 없게 됐다.
/윤채나 기자 come2ms@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