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베트남 시장이 뜬다②]中서 타격 받은 유통街, 진출 러시


'中 시장 대안' 베트남에 앞 다퉈 투자…"사회주의 국가 특성 고려해야"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2016년 경제성장률 6.3%, 대도시 GDP 성장률 10%, 인구 9천500만명 중 60%가 35세 이하인 젊은 나라. 바로 '포스트 차이나'로 각광받고 있는 '베트남'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베트남은 2012년 이후 경제지표들이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면서 최근 국내외 업체들의 주요 해외진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뿐만 아니라 현지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으로 연이어 중국에서 사업에 실패한 국내 유통업체들이 성장성이 높은 베트남으로 눈을 돌려 진출 경쟁을 벌여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국민의 소비력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적인 안정성이 뛰어나다"며 "향후 경제 성장과 소득 증가에 따라 시장이 크게 발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베트남 시장의 소매 수익은 1천180억 달러로, 2015년 대비 10.2% 상승했다. 또 급격한 성장과 가능성에 따라 베트남은 2017년 미국의 한 글로벌 컨설팅 업체가 선정한 글로벌 유통 산업지수(GRDI)에서 세계 유망 소매시장 6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베트남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베트남은 아직 신유통에 대한 경험이 적고 대부분 영세한 규모에 머무르고 있다"며 "롯데 등 한국의 유통업체들이 노하우를 전수해 준다면 베트남 유통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국내 성장 정체' 유통업체, 베트남서 매출 '훨훨'

베트남의 성장성을 가장 일찌감치 알아챈 유통기업은 롯데다. 롯데는 1998년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현재 백화점, 대형마트, 호텔, 시네마 등 10여개 계열사가 베트남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 2014년 9월에는 하노이에 초고층 랜드마크 '롯데센터 하노이'를 오픈하며 현지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더 강화했다.

특히 지난 2008년 말 베트남에 첫 진출한 롯데마트는 국내와 달리 베트남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실제로 롯데마트의 베트남 법인 매출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 148% 성장했고 올 상반기 매출은 현지화 기준 전년 대비 17.1% 증가한 1천36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매출은 올 상반기 기준 3조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신장에 그쳤다.

롯데백화점 역시 국내와 달리 베트남에서는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 기존점 매출 신장률은 5% 감소세를 보였으나 베트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세를 보였다.

롯데 관계자는 "그동안 베트남 현지 백화점들이 쇼핑몰 위주의 사업을 벌여온 탓에 큰 규모의 쇼핑몰 동선에 현지 고객들이 지친데다 잡화, 의류 위주의 단순한 MD 구성에 지겨움을 느꼈다"며 "롯데백화점이 현지 소비자의 니즈에 맞게 잡화부터 가정 상품군까지 풀-라인 MD를 구축하고 젊은 고객 공략을 위해 파별된 편집 매장을 보인 것이 당초 목표를 크게 상회하는 매출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롯데리아는 베트남에서 지난해 기준 총 213개 매장을 운영하며 현지 외식 프랜창즈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고 롯데제과는 현지 공장에서 초코파이 등을 생산, 판매해 현지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롯데홈쇼핑은 롯데닷비엣을 설립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고 롯데시네마는 총 23개관을 베트남 전역에서 운영하며 한국 문화 전파에 힘쓰고 있다.

여기에 롯데는 하노이와 호치민 시에 대규모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먼저 호치민에는 10만㎡ 규모로 상업시설, 주거시설 등이 어우러진 복합단지 '에코스마트시티'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에 베트남 현지법인도 설립한다. 또 하노이 떠이호구 신도시에 3천300억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롯데몰 하노이'도 오픈할 계획이다.

중국 사업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로 결국 현지사업 완전 철수 결정을 내린 이마트는 베트남으로 해외사업 방향을 틀었다. 지난 2015년 12월 베트남 1호점인 '고밥점'을 오픈하며 베트남에 첫 발을 내딛은 이마트는 고밥점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에 힘입어 오는 2019년쯤 2호점도 호치민 시에 오픈할 계획이다. 고밥점은 지난해 이마트의 목표치를 20% 가량 상회한 41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13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이 아닌 홈쇼핑을 내세워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2월 베트남에 첫 진출한 현대홈쇼핑은 호치민, 하노이 등 베트남 전역에 24시간 홈쇼핑 방송을 송출하고 있으며 약 30%를 한국 상품으로 운영해 중소기업 판로 개척에도 앞장서고 있다.

국내 시장 환경 변화로 최근 급성장한 편의점 업계도 베트남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GS25는 지난달 베트남 손킴그룹과 합자법인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호치민시에 1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GS25는 향후 로열티와 함께 조인트벤처 지분 30%에 해당하는 배당수입을 통해 수백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가계 소득은 매년 높아지고 있고 유통시장 역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돼 한국 업체들에겐 매력적인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국내에서 경기 침체와 시장 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업체들이 베트남 시장의 성장성을 눈여겨 보고 현재 앞 다퉈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체, 베트남 진출 러시…"철저한 시장 조사 우선돼야"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를 느낀 식품업체 역시 일찌감치 진출해 탄탄한 기반을 다지며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4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는 CJ그룹은 최근 베트남 현지에 적극 투자하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지난해와 올해 킴앤킴, 까우제, 민닷푸드 등 베트남 현지 식품업체 3곳을 인수한 데 이어 700억원을 투자해 내년 7월께 호치민 내 히엡푹 공단에 식품 통합생산기지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 CJ제일제당은 핵심기술 및 설비, 전문인력 확보 등에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해 지속성장이 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함으로써 2020년에 베트남 시장에서 매출 7천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올해 베트남 호치민 북부지역에 물류센터를 착공한 CJ프레시웨이는 적극적인 M&A를 통해 현지 식자재 유통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지 식자재 유통과 단체급식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이곳은 베트남에 첫 진출한 2012년에 매출이 18억원에 불과했지만 5년만에 490억원까지 늘렸고 올해 7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 외에도 CJ는 현재 CJ푸드빌의 '뚜레쥬르'를 통해 베트남에서 35개 베이커리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CGV로 베트남 영화 산업에도 뛰어들었다. 또 베트남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농촌개발 CSV 사업을 펼치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베트남 국가주석으로부터 우호 훈장을 받기도 했다.

지난 1995년 초코파이 수출로 베트남에 첫 발을 내딛은 오리온은 2006년 호치민에 첫 현지 생산공장을 설립하며 베트남 진출을 본격화했다. 또 2009년에 하노이에 제2공장을 가동하며 2015년에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오리온은 현재 베트남 제과시장에서 초코파이와 스낵 제품들의 인기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베트남 진출 11년만에 현지 법인이 24.1% 성장하며 연매출 2천억원을 넘어섰다. 또 베트남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1위 제과기업인 델피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해 베트남 생산 제품을 판매하며 5조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제과시장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SPC그룹은 베트남에 8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농심 역시 신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베트남 매출이 매년 두 자릿수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롯데푸드도 베트남 고급 분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무항생제 위드맘' 분유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0년까지 약 2천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높은 성장 가능성과 함께 인근 국가 진출의 발판이 될 중요한 거점으로도 평가받고 있다"며 "대도시 중·상류층을 중심으로 가공식품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중국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식품업체들이 베트남 시장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의 성장성만 보고 진출하는 기업들이 많지만 철저하게 시장 조사를 하지 않거나 한류열풍에만 기대 경쟁력을 갖추지 않은 기업들의 실패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아직 사회주의 국가 시스템이어서 인허가 등 사업에 필요한 결정이 늦을 때가 있고 기존 로컬 강자와 경쟁이 치열한 데다 교통 인프라가 미흡한 점 등은 베트남 진출 전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현지 정보를 습득하고 적절한 입지를 선정하는 것이 시장 안착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장기적인 안목으로 현지화에 주력해야 할 뿐만 아니라 베트남 국가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현지 지방정부와의 협력 관계 형성을 위해서도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베트남 시장이 뜬다②]中서 타격 받은 유통街, 진출 러시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