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윤종원 경제정책국장은 19일 금융위원회와 함께 발표한 '기업구조조정 추진방향과 전략'과 관련해 "현재의 기업 구조조정은 환란때와 달리 부실이 확인된 기업이 아니라 진행되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나서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말했다.
윤 국장은 더불어 "미국의 자동차 산업 사례에서 보듯 전후방 산업유발 효과와 고용 문제가 크게 걸려있는 산업의 경우 개별 기업의 재무건전성만 고려해 구조조정을 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국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해 대상과 방법을 달리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덩치가 크다고 무작정 끌고 나갈수는 없다"며 "밸런스를 맞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윤 국장과의 일문일답.
- 금번 구조조정 배경은.
"실물경기가 상당히 안 좋아서 앞으로 매출이 줄 것이다. 기업 부도가 늘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다보니 신속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다. 그런데 막상 사정을 들여다보면 과거와는 다른 사정이 있었다.
환란 당시에는 사정이 아주 안 좋았다. 부실화돼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즉 죽어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했다면 지금은 경기가 나빠져 부실이 확인된 기업이 아니라 진행되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살아남으려고 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기업을 죽이겠다 이렇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문제가 심각해 과감하게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전체적으로 봐서는 아직 건전한 사정이다. 금융기관도 환란 때에서는 7% 정도밖에 안됐지만 지금은 작년말 기준으로 12% 정도 되는 상황이다. 금융시스템 자체가 무너져서 복원하던 환란 당시와는 다른 상황이다.
따라서 시장의 기대와 요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에 과감하게 나서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나서는 것이 좋을지 고심중이다. 윤증현 장관은 법인 결산 실적이 나오면 보다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입장은 채권단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정부가 제도나 법적 지원을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금융위원회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지만 계속 협의를 할 수 밖에 없다."
- 산업별 특성을 고려한다는 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
"완전히 개별 기업의 재무건전성만 고려해서 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이를테면 미국에서 자동차산업에 문제가 생겼을 때 전후방 연계 효과와 고용 등을 고려해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듯 국민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보완을 하겠다는 뜻이다."
- 산업별 특성을 고려하다보면 구조조정의 속도가 지연되고 형평성 논란도 있지 않을까.
"전체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나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면 채권은행이 그 때 그 때하면 되는데 그렇지 않다면 다른 측면들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 덩치가 큰데도 문제가 있는 것을 언제까지 끌고 나가야 하느냐는 문제도 있다. 밸런스를 맞춰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 세제 지원이나 규제완화는 정부와 연관되는 것인데.
"기업 구조조정에서 필요할 경우 세제 지원이 가능한 부분, 또 금융기관이 구조조정을 하는 기업의 부채를 재조정해줄 경우 세제상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구조조정은 과거에 한 번 해봤기 때문에 다시 조정을 한다고 할 때 연관된다고 생각되는 것은 다시 한 번 검토를 할 것이다. 규제 완화와 관련해서는 전체 성장동력이라 경기와 관련해서 봐야한다.
- 구조조정 기금 조성과 규모는 어떻게 이뤄지나.
"자산관리공사 보유분과 부실채권관리기금 등 보유계정과는 별도로 하나를 만들어서 가게 될 것이다. 단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지
입장을 먼저 정한 다음 결정하게 될 것이다. 상황이 악화돼 최악의 경우까지 간다고 해도 정부가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한다는 의미다."
- 금번 추가경정예산안 내에 구조조정 관련 자금을 포함하겠다는 것인가.
"3월중 법개정이 이뤄진다면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할 때 구조조정 관련 자금 마련 계획도 확정하겠다는 의미다. "
- 환란 당시와 유사한 수순을 밟게 되는 건가.
"출자를 먼저 하는 게 더 좋은지 부실채권 정리가 우선인지 환란 당시에는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지금은 구조조정을 먼저하고 98년에 했던 것처럼 준비태세를 갖추려고 한다."
/박연미기자 change@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