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떠나 신도림으로"…용산 전자상가 상인들 대이동 조짐

"용산 떠나 신도림으로"…용산 전자상가 상인들 대이동 조짐

"용산은 끝난 것 같아. 차라리 빨리 뜨는 것은 어떨까."

요즘 용산 전자상가 상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주'에 대해 수근거린다.

10년 넘도록 용산에서 터를 닦았던 부품 상가 0 사장, 한동안 장사 잘된다며 어깨펴고 다니던 조립 업체 0 사장 등이 이미 새로운 둥지를 찾아 떠났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남아있던 용산 토박이 상인들도 술렁이고 있는 것.

용산에서 15년 이상 컴퓨터 부품 판매를 해 온 한 상인은 "찾아오는 손님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터넷으로 가격을 검색해서 오기 때문에 수익률도 너무 박하다"고 토로했다.

이 상인은 "아무리 남지 않는 장사라도 사람이 북적여서 바쁘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아예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드니 요즘 같아선 용산 자체를 떠나고 싶은 생각만 든다"고 덧붙였다.

◆10월 준공 앞둔 신도림 테크노마트에 문의 빗발

이들이 현재 관심을 쏟는 곳은 올해 10월 개장을 앞둔 신도림 테크노마트다.

최근 몇년 들어 가장 큰 전자상가 유통단지가 개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용산 상인들은 더이상 힘겨운 용산을 붙잡고 있지 말고 이 기회에 터전을 바꿔보자는 생각이 강하다.

신도림역 인근의 한 부동산은 "요즘 신도림 테크노마트에 대한 문의가 끊이질 않는다. 이런 문의의 대부분은 상가에 대한 투자를 하실 분과 실제 장사를 하실 분 두 부류로 나뉘는데, 실제로 장사를 하실 분들은 알고 보면 용산에서 오신 분들이 대다수"라고 전한다.

신도림 역 자체의 유동인구만 해도 50만을 넘기고 있고, 주변 아파트들이 수만 가구에 이르러 일단 상권 형성에 최적이라는 것이 부동산의 분석이다.

특히 테크노마트 지하 2층에 대형 할인점 이마트가 입주하고 영화관 CGV도 입주하기로 한 것이 알려지면서 '신도림 상권'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이주를 결심하는 용산 상인들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재 신도림 테크노마트의 분양가는 '구좌(1구좌는 10평)'당 1억8천만원에서 1억9천만원 사이로 액수가 만만치 않아 한숨만 내쉬는 상인도 많다.

더구나 이 구좌의 실 평수는 3.23평 정도로, 한 구좌만으로는 상점을 열기가 어려워 2구좌 이상을 분양받아야 하기 때문에 자본이 넉넉치 않은 상인들에게는 아직까지 먼 꿈으로만 여겨지고 있다.

또 다른 용산 상인은 "돈만 있으면 정말 여기(용산)를 떠나고 싶은데, 대출 받을 방법도 막막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