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비아 보이콧'에 칩셋 시장 뜨거운 공방

인텔 '비아 보이콧'에 칩셋 시장 뜨거운 공방

 

인텔이 PC 제조업체에게 펜티엄4 전용 메인보드 칩셋으로 비아(VIA) 칩셋

을 쓰지 말도록 강요하고 있어 업계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인텔의 표적이 되고 있는 문제의 제품은 비아의 신형 '아폴로 P4X266 칩

셋'. 이 칩셋은 인텔 펜티엄4 프로세서와 호환성을 지니면서도 성능과 가

격 모두 인텔 칩셋보다 우월해 출시 전부터 PC 제조업체들이 눈독을 들여왔

던 제품이다.

◆ 인텔, "비아 칩셋 사용하지 마라" 강권

인텔은 지금까지 램버스디램(RDRAM)을 채용한 인텔 850 칩셋을 펜티엄4 프

로세서용 메인보드 칩셋으로 보급하려다 시장 반응이 시원치 않자, 기존 에

스디램(SDRAM)을 채용한 인텔 845 칩셋을 서둘러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5일 VIA가 펜티엄4를 지원하는 신형 칩셋을 먼저 발표

해 인텔의 뒤통수를 친 것.

인텔의 척 멀로이(Chuck Mulloy) 대변인은 "비아 칩셋이 펜티엄4와 호환성

확보를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지 않았다"며 "이미 라이선스 체결 제안을

비아에게 전했으나 비아가 먼저 거절했다. 문제는 우리에게 있는 것이 아니

라 비아에게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인텔은 HP나 델 같은 PC 제조업체들에게 앞으로 법적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며, 비아 칩셋을 채용하지 말도록 강권하고 있는 것으

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아의 테드 리(Ted Lee) 부사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인텔

의 어떤 지적 재산권도 침해하지 않았다"며 "인텔이 이 문제로 법적 대응

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가트너 그룹의 분석가 토드 코트(Todd Kort)는 이에 대해 "엄밀히 말해 비

아는 인텔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어야 했다"며 "그러나 양사가 법정까지

가기보다는 어느 정도 선에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IS나 ALI, ATI 같은 다른 칩셋 제조업체들은 인텔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

은 것으로 알려졌다.

◆ 인텔 보이콧에도 불구 PC업체들 오히려 VIA 선호

그러나 비아 보이콧 전략이 인텔 마음대로 될 것 같지는 않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 20일(현지 시각) 디지타임즈(DigiTimes) 보도에 따르면, 컴팩과 IBM

등 주요 PC 제조업체들은 대만의 메인보드 제조업체에게 비아의 신형 아폴

로 P4X266 칩셋을 채택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폴로 P4X266 칩셋의 개당 가격은 34달러. 경쟁 제품인 인텔 845 칩셋에

비해 4달러 이상 저렴할 뿐 아니라 펜티엄4 프로세서와 DDR SDRAM을 지원하

며, 현재 시장 출시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이다.

게다가 비아 측은 비공식적으로 아폴로 P4X266 칩셋 가격이 더 낮아질 것이

라고 언급하고 있는 반면, 인텔 845 칩셋은 오는 2002년 1분기 경에나 DDR

SDRAM을 지원할 계획으로 있어 가격과 성능 모두에서 비아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처해 있다.

코트는 "비아의 아폴로 P4X266 칩셋이 결과적으로 펜티엄4 프로세서의 판촉

에 도움을 줄 것"이라 지적하며 "이런 사실을 인텔도 잘 알고 있는 만큼,

아폴로 P4X266 칩셋 출시를 지연시키는 선에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

했다.

실제로 인텔의 뜻대로 HP나 컴팩, 델, IBM 등의 주요 PC 제조업체가 비아

칩셋을 채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펜티엄4 프로세서를 지원

하는 비아 칩셋의 장점 때문에 수많은 중소 제조업체들과 소비자들이 비아

칩셋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인텔의 으름장은 공수표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가뜩이

나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PC 업계가 저가이면서도 성능이 우수

한 제품을 채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

인텔이 그 동안 독주해 온 칩셋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결국 시장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만큼, 인텔의 최종 선택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업계의 관심이 모

아지고 있다.

/추현우기자 fineapple@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