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하던 인텔과 AMD의 프로세서 공방전에 다시 불이 붙었다.
얼마전 인텔이 이달 중 2GHz 펜티엄4 프로세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히
는 과정에서 펜티엄4 프로세서가 AMD 애슬론보다 더 빠르다고 주장하자,
AMD가 발끈하고 나선 것.
8일(현지 시각) ZD넷에 따르면, AMD는 오는 9월 하순 경 신형 1.5GHz 애
슬론 프로세서를 선보일 계획이다. 1.5GHz 애슬론 프로세서는 AMD의 데스
크톱용 마이크로프로세서 중 가장 빠른 제품. 하지만 클럭스피드는 인텔
의 2GHz 펜티엄4 프로세서에 500MHz 정도 뒤처진 상황이다.
문제는 인텔이 이 부분을 강조하면서 자사의 펜티엄4 프로세서의 우월성
을 부각시키는 반면, AMD는 클럭스피드가 프로세서의 성능을 좌우하는 것
은 아니라며 오히려 신형 1.5GHz 애슬론 프로세서가 펜티엄4 2GHz 프로세
서보다 더 빠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머큐리 리서치의 분석가 딘 맥카론(Dean McCarron)은 이에 대해 "AMD의
마케팅 정책이 클럭스피드를 강조하는 것에서 시스템 구조를 중시하는 방향
으로 바뀌었음을 나타내 주는 것"이라며 "그러나 그동안 클럭스피드에 집
착하던 소비자들이 쉽게 AMD의 설득에 넘어갈지는 다소 의문"이라고 말했
다.
클럭스피드는 그동안 AMD가 인텔과 경쟁하면서 가장 강조해오던 부분이
다. 특히 주력 제품인 애슬론 프로세서는 최초로 1GHz를 돌파했다는 점에
서 인텔 펜티엄III 프로세서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클럭스피드만으로 프로세서의 성능을 판가름할 수 없다는 AMD
의 주장에 상당부분 수긍하고 있다. 실제로 프로세서의 성능은 클럭스피
드 뿐 아니라 캐시 메모리와 내부 연산 구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또한 AMD의 애슬론 프로세서가 동일 클럭의 펜티엄 프로세서보다 더 뛰어
나다는 사실은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다. 일례로 1.1GHz 애슬론 프로세서
가 펜티엄4 1.5GHz 프로세서보다 종합적인 성능면에서 우위에 있다.
MDR/Instat의 분석가 케빈 크레웰(Kevin Krewell)은 1.5GHz 애슬론에
대해 "매우 뛰어난 경쟁력을 갖춘 프로세서"로 평가하며 "클럭스피드만이
성능의 잣대라는 편견은 인텔이 마케팅을 목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라고
말했다.
AMD가 클럭스피드를 부정하고 나선 것은 애플의 입장과 비슷하다. 애플의
매킨토시가 채택하고 있는 모토롤러 파워PC 프로세서는 현재 최고 클럭 스
피드 제품이 863MHz에 불과하지만, 펜티엄4 1.5GHz급에 준하는 성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크레웰은 "AMD가 클럭 스피드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케팅적
인 관점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효과적인 광고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 통념을 깨야한다"고 지적했다.
/추현우기자 fineapple@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