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게임의 재발견…"익숙한 부분과금 탈피했죠"

유료게임의 재발견…"익숙한 부분과금 탈피했죠"

[게임가 새 먹거리]② '애프터디엔드' '이블팩토리'가 거둔 기록

[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우리의 목표는 늘 하던 것과 다른 시도를 하고 새로운 한계를 시험하는 것이다.(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

지난 4월 25일 판교에서 열린 '2017 넥슨개발자콘퍼런스' 환영사에서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넥슨이 올해 시도한 실험적인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올해 초 전 세계 시장에 선보인 '애프터디엔드'와 '이블팩토리'를 언급하면서 혁신적인 게임을 통해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를 다져 주목받았다.

오웬 마호니 대표가 대중 앞에 소개한 '이블팩토리'와 '애프터디엔드'는 '던전앤파이터' '사이퍼즈'로 유명한 자회사 네오플이 만든 모바일 게임이다. 올해 2월과 3월에 각각 순차적으로 출시된 두 게임은 넥슨이 창조하고 또 집중해 왔던 프리투플레이(free to play) 과금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해 눈길을 끌었다.

가시적인 성과도 거뒀다. 지난 2월 전 세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 출시된 '이블팩토리'는 6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 35일 만에 15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데 이어 30개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순위 10위, 앱스토어 평점 4.6점, 구글플레이 4.4점 등을 기록했다.

이어 3월 출시된 유료게임 '에프터디엔드'는 10개국 애플 앱스토어 유료게임 앱 1위,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56개국 인기 순위 10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국내 게임에서는 드물게 대부분의 출시국에서 메인 화면 톱 배너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1% 미만의 확률에만 의존하는 이른바 확률형 과금 방식과 지루한 반복 자동사냥이 주를 이루는 무료 시장 대신, 미개척지인 유료 시장으로 눈을 돌려 가시적인 성과를 낸 셈이다.

유료 게임은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내려받을 수 있는 모델로, 가격대는 1달러에서 10달러 이상까지 다양하게 책정되는 편이다. 일단 돈을 내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료 게임은 무료 게임과 비교해 진입 장벽이 있지만, 그만큼 출시작 숫자가 적어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하다는 특징도 있다. '마인크래프트' '파이널판타지'와 같은 명작 콘솔 게임 이식판은 대부분 유료 게임으로 출시되는 만큼 이용자의 소장 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다.

◆이용자 부담 최소화해 성공

'이블팩토리'는 1980년대 레트로풍 픽셀 그래픽을 접목한 액션 아케이드 게임이다. 모든 전투가 1대1 보스전으로만 구성돼 있어 지루한 반복 플레이를 배제하고 과거 오락실에서 적의 패턴을 공략하며 즐기던 게임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 게임의 주요 결제 상품은 사실상 2천300원짜리 '무한 연료' 하나다. '무한 연료'는 '이블팩토리'를 제한 없이 이용하게 해주는 상품으로 이용자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애프터디엔드'는 고대 세계를 탐험하는 3D 어드벤처 게임으로 길을 떠난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아들의 여정을 담았다. 이용자의 심도깊은 고민을 요구하는 퍼즐 요소가 강점이며 서정적인 사운드와 고품질 그래픽이 어우러져 잔잔한 감성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넥슨의 첫 유료 게임으로 관심을 모았던 '애프터디엔드'는 3.99달러로 구매 후에는 아무런 추가 구매 과정이 없다.

두 게임을 개발한 황재호 네오플기키스튜디오 부실장은 "매출의 50% 이상이 '무한 연료' 아이템으로, 많은 분들이 '이블팩토리'를 '2천300원 짜리 유료 게임'으로 여기고 아이템을 구매하시는 것 같아 적절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블팩토리'에는 추가적인 매출 요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저렴하게 게임의 모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분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셨다"고 말했다.

황 부실장은 또한 "'애프터디엔드' 초기 개발 과정에서는 스토리 라인 또는 비즈니스 모델이 확정된 것이 없었으나, 게임을 점차 발전시키면서 비주얼을 표현하는 방식이나 플레이의 흐름이 유료게임에 적합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며 "그때부터 유료게임으로 출시하고자 스토리 라인을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료 게임 시장 긍정적 평가…돌파구 되기 충분

'애프터디엔드'와 '이블팩토리'로 성과를 낸 넥슨 측은 유료 게임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무료로 출시되는 부분유료화 게임의 라이프 사이클이 짧아지고 매출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대박'만 노리지 않는다면 유료 게임 시장이 오히려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황 부실장은 "부분 유료화 게임은 예술성보다 비즈니스적 설계가 더 중요해진 상황으로,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은 개발자들에게 유료 게임은 의미 있는 시장"이라며 "애플 앱스토어처럼 창의성과 예술성이 있는 앱을 선호하는 플랫폼에서 유료앱을 여전히 무료보다 앞에 배치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인 개발로도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만이 정답은 아니다"며 "유료앱, 과금이 최소화된 게임도 장기적으로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면서 수익적인 면에서도 부담 없이 좋은 작품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료 게임에서 성과를 내려면 단연 품질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그는 "무료가 널린 상황에서 유료앱을 구매하는 이용자는 '퀄리티'에 대한 보장을 받고 싶어 한다고 본다. 그래서 광고보다는 평점과 매체 리뷰 등에 더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다"면서 "거꾸로 말하면 퀄리티에 대해 예민하기 때문에 단순히 예쁜 그래픽만으로 승부하려 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