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 구윤희기자] 사상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하고야 말았다. SK커뮤니케이션즈 측은 지난 26일 중국발 해킹으로 가입자 3천5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28일 공식 확인했다.
지난 2008년 2월 옥션의 가입자 정보 1천81만명의 정보가 유출돼 큰 혼란을 겪은바 있었는데, 이번 SK커뮤니케이션즈의 해킹은 이보다 3배 이상 많은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이다. 사상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유출 정보의 수준이 옥션 사태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 유출된 가입자 정보는 이름과 ID 등의 식별정보는 물론 개인 휴대폰 번호와 이메일 주소까지 포함됐다.
심지어 네이트 및 싸이월드 로그인을 위한 비밀번호와 주민등록번호까지 모조리 유출돼 불안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SK커뮤니케이션즈 측은 "비밀번호와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됐지만 이는 세계 표준의 최고수준 암호화가 돼 있어 사실상 해독이 불가능 할 것이므로 안심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름과 이메일 주소, 휴대폰 번호를 모조리 들고 있다면 개인 식별이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이로 인한 2차, 3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해킹은 지능적 지속위협(APT)으로 이뤄진 듯

SK커뮤니케이션즈의 포털 네이트와 싸이월드 가입자 3천500만명의 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그 원인이 '지능적 지속위협(APT)'인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APT(Advanced Persistent Threat)란 표적 공격의 한 종류로 특정 기업이나 조직 네트워크에 침투해 활동 거점을 마련한 뒤 정보를 외부로 빼돌리는 것을 말한다. 내부자에게 악성코드가 포함된 이메일을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발송해 '한 번'이라도 클릭되길 기다리는 형태다.
한 보안업계 전문가는 "최근 기업들이 이 APT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내부자가 메일을 한 번 클릭하고 나면 악성코드가 실행돼 외부 근거지와 내부 네트워크를 연결시킨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무리 백신이나 보안 툴을 확보한다 해도 내부자가 실수하게 되는 것은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 "내부자의 보안 의식을 높이는 기업 정책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가입자 정보 유출과 관련해 SK커뮤니케이션즈는 주영철 대표가 직접나서 고객정보보호 스페셜테스크포스장으로서 관련 임원과 함께 테스트포스팀을 운영하고 있다.
◆불안할 땐 일단 '비번 변경'부터
이용자들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해킹 사실이 알려진 28일 오후 SK커뮤니케이션즈 홈페이지와 메신저 서비스 네이트온은 한때 접속 폭주로 서비스가 원활히 되지 않기도 했다.
해킹 사실을 알고 불안한 마음이 든 가입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비밀번호 변경을 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유출 개인 정보는 네이트와 싸이월드의 ID, 이름, 휴대폰 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포함한다. 이 정보들을 조합하면 제2, 제3의 피해가 우려될 수밖에 없다.
한 보안 전문가는 "이름과 전화번호, 이메일 등을 조합하면 목표하는 사람의 신원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개인 식별 정보에 해당하며 이에 대한 보안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용자들은 네이트나 싸이월드와 같은 계정의 ID와 비밀번호를 이용하는 다른 사이트가 있다면 즉각 비밀번호를 변경해야 한다.
이와 관련 방송통신위원회는 28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현재 개인정보를 입력해 가입한 모든 인터넷 사이트의 비밀번호를 즉각 변경해 달라고 당부했다.
방통위 석제범 네트워크정책국장은 "개인의 휴대폰 번호와 이름, 이메일 주소가 모두 유출됐기 때문에 보이스 피싱(전화사기)이나 메신저 피싱에 대해서도 보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면서 "아울러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에도 평소보다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부탁했다.
이와 관련 SK커뮤니케이션즈 측은 "이용자들의 정보 안전이 최우선인만큼 이에 대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원인 파악과 문제 해결을 위해 방통위와 한국인터넷진흥원, 보안전문가들이 동원돼 긴급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은성기자, 구윤희기자 esth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