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평생 남은 여생을 크루즈에서 보내라'며 수억원을 받고 세계일주를 진행하던 미국 크루즈선이 유가 상승으로 연료비가 치솟자 운영을 중단해, 승객 수백명이 캄보디아에서 배 밖으로 쫓겨났다.

28일(현지시간) 캄보디아 남부 쁘레아시아누크주 당국에 따르면 시아누크빌 항구에 정박 중인 크루즈 '오디세이'호는 최근 승객들에게 짐을 싸서 배에서 내리도록 통보했다.
이 배에는 당초 대부분 미국인인 승객 203명과 승무원 156명이 타고 있었지만, 배에서 쫓겨난 승객 중 일부는 항공편을 이용해 고국 등지로 떠났고 나머지는 시아누크빌에 머물고 있다.
롱 디망쉐 쁘레아시아누크주 부지사는 "갑작스러운 하선 명령으로 인해 많은 은퇴자와 원격 근무자들이 고국에서 수천 킬로 떨어진 곳에서 갈 곳을 잃게 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크루즈 운영사인 미 플로리다주 소재 '빌라 비 레지던스'사는 성명을 내고 "더 이상 운영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현재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한편, 거주자와 승무원, 직원들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연료비가 애초 객실당 월평균 1800달러(약 242만원) 수준에서 아시아 지역의 경우 6000∼8000 달러(약 806만∼1075만원)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재정적 압박으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당초 회사 측은 "오디세이호를 당신의 영구적인 집으로 삼으라"고 홍보하면서 크루즈 객실을 평생 거주 용도로 분양하거나 임대하는 방식으로 승객들을 모았고, 이 배는 2024년 10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세계 일주 항해를 시작했다.
영구 거주 선실은 약 13만∼44만 달러(약 1억7500만∼5억9100만원)의 가격에 분양했으며, 여기에 매달 2000∼1만 달러(약 268만∼1340만원)의 비용을 별도로 부과해왔다.
그러나 승객이 정원인 650명에 크게 못 미치는 최대 350명 정도에 그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크루즈 승객인 캐싱엄은 선사 측이 승객들에게 하선을 지시하면서 "호텔까지 이동하는 것을 돕거나 숙박비를 지원해 주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