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길모 기자]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질의를 받았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년 만에 다시 국회 검증대에 오를지 주목된다.
김 회장은 지난해 여러 상임위원회로부터 출석을 요구받았지만 정무위 국감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다른 국감과 긴급 현안질의, 청문회에는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불참하면서 '국회 패싱' 논란이 일었다.
올해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책임뿐 아니라 롯데카드 현금배당과 딜라이브 재무 악화, 검찰 수사 등 MBK가 투자한 기업을 둘러싼 현안이 한꺼번에 맞물렸다. 김 회장이 실제 국감장에 나오더라도 지난해보다 강도 높은 질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오는 7일 열리는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 증인으로 김 회장을 채택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이후 투입된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입점 상인의 피해, 대주주의 경영 책임 등이 주요 질의 사유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도 홈플러스 회생과 경영 책임 등을 이유로 증인 명단에 올랐다.
다만 김 회장의 실제 출석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는 2015년 홈플러스 인수 이후 고용승계 문제로 국감 출석을 요구받았지만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참했다. 2024년에도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시도와 관련해 산자중기위와 국토교통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3월 국회 정무위원회가 마련한 홈플러스 사태 긴급 현안질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시 일부 의원은 김 회장을 '검은 머리 외국인'이라고 표현하며 국회의 출석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해 9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롯데카드 등 대규모 해킹 사태 관련 청문회에도 불참했다.
김 회장이 지난해 실제 출석한 자리는 정무위 국정감사였다. 당시 정무위뿐 아니라 과방위와 환경노동위원회도 김 회장을 증인으로 불렀지만 과방위와 환노위에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과방위는 롯데카드 해킹 사태와 딜라이브 재허가 문제를, 환노위는 홈플러스 청산 가능성에 따른 노동자 고용 문제를 주요 질의 사유로 삼았다.

유일하게 출석한 정무위 국감에서도 답변 태도가 논란이 됐다. 김 회장은 의원들의 질의에 자신이 홈플러스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정무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은 해당 발언 등을 문제 삼아 올해 2월 김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을 위증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올해 국감에서는 홈플러스에 집중됐던 MBK 책임론이 다른 투자회사로까지 확산할 전망이다.
먼저 MBK가 최대주주인 롯데카드의 현금배당이 쟁점으로 꼽힌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5일 임시이사회에서 382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의결했다.
일부 언론은 해당 배당이 MBK 측의 요청에 따라 추진됐다고 보도했다. 홈플러스 회생 과정에서 투자자와 협력업체, 입점 상인 등이 피해를 감내하는 동안 MBK가 다른 투자회사에서는 배당을 통해 실리를 챙긴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다만 배당의 구체적인 결정 과정과 MBK의 요청 여부는 국감에서 추가로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배당 결정의 배경과 재무적 타당성, 롯데카드의 대주주 환원 규모 등이 주요 질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딜라이브의 재무 문제를 둘러싼 책임론도 제기될 수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딜라이브가 제출한 부채비율 감축 계획에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이를 승인하지 않고 3개월 안에 새로운 계획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심의 과정에서는 2008년 MBK의 딜라이브 인수 당시 발생한 대규모 차입과 이후의 배당이 현재 재무구조 악화에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감에서는 인수 과정에서 딜라이브에 부담시킨 차입금 규모와 배당금의 적절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MBK의 책임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김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올해 초 김 회장을 비롯한 MBK·홈플러스 경영진 4명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사안과 피해의 중대성은 인정하면서도 현 단계에서 구속할 정도로 혐의가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영장을 기각했다. 영장 기각은 구속 필요성에 대한 판단으로, 혐의 유무에 관한 최종 결론은 아니다.
검찰은 이후 사건을 재배당해 보강수사를 진행했고 지난달 10일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근에는 검찰이 김 회장을 기소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기소나 불기소 등 최종 처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실제 불기소 처분이 내려질 경우 국감에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당시와 비교해 증거관계나 법리 판단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검찰에 대한 질의가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국감 질의가 홈플러스 대주주의 책임에 집중됐다면 올해는 MBK의 다른 투자회사와 검찰 수사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반복된 불출석으로 '국회 패싱' 비판을 받아온 김 회장이 이번에는 증인석에 앉아 직접 답변할지 주목된다.
/양길모 기자(dios10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