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효경 기자]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는 "기업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개인 업무의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데서 벗어나 실제 업무의 주체로 세우고 이에 맞춰 업무 흐름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단순 AI 에이전트 도입을 넘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는 29일 아이뉴스24가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클라우드/SaaS 포럼 2026(KCSF 2026)' 기조연설에서 "AI 경쟁의 기준이 최근 2년간 모델 성능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를 거쳐, 이제 회사 안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옮겨가고 있다"며 "AI를 보조 도구로 쓸 것이냐, 업무 주체로 쓸 것이냐의 선택이 중요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본격 적용한 대기업 비중은 지난해 27%에서 올해 40%로 13%포인트(P) 늘었다. AI로 개인 생산성이 높아졌다는 응답은 80%에 달했지만, 회사 이익에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37%로 1년 전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개인 생산성은 올라도 회사 성과는 제자리⋯"업무흐름 다시 짜야"
김 대표는 "AI를 전 직원에게 배포하는 것만으로는 기업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AI를 활용해 성과를 낸 고성과 기업 가운데 73%는 AI에 맞춰 업무 흐름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했다"는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그는 "개인 생산성은 향상됐지만 회사 업무 흐름은 그대로인 기업이 대부분"이라며 "AI가 일을 끝까지 처리하고, 사람은 그 결과를 판단하고 개선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대표 사례로 미국 블록을 들었다. 블록은 개발자의 약 95%가 AI를 사용했지만 고객에게 제품을 내놓는 속도에 뚜렷한 변화가 없자 AI가 코드 작성과 변경 작업을 끝까지 처리하도록 업무 구조를 바꿨다. 이후 3개월 만에 AI가 자동 생성한 코드 변경 요청(PR)은 21배 늘었다.
김 대표는 "AI 에이전트는 업무 시간과 관계없이 24시간 가동될 수 있기 때문에 에이전트를 도입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생산성 격차는 앞으로 더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 대응부터 작은 파일럿까지⋯"데이터·권한 정리가 먼저"
김 대표는 AI 에이전트가 제대로 일하기 위한 요소로 △데이터와 권한 △모델 △인프라를 꼽았다. 그는 "AI 에이전트는 접근할 데이터와 권한, 판단하는 모델, 가동되는 인프라 세 가지로 구성된다"며 "모델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는 만큼 어떤 데이터를 어디까지 열고, 어디에서 가동할지가 기업의 결정으로 남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내 24시간 장애 대응 업무를 AI 에이전트 도입의 파일럿 사례로 제시했다. 김 대표는 "알람 감지부터 영향·등급 판정, 이력과 매뉴얼 확인, 1차 조치, 고객 공지, 복구 확인·보고까지 이어지는 여섯 단계 가운데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 단계는 한 개"라고 설명했다. 에이전트가 조치안과 공지문 초안까지 만들고 사람은 승인 단계에서 최종 판단만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볍지만, 반복되며 사람이 반드시 처리할 필요는 없는 업무를 골라야 한다"고 김 대표는 조언했다. 원본 시스템에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을 구축해 에이전트가 접근할 데이터 범위를 정하고, 실제 업무가 시작되는 시스템과 연동해 위임 범위와 승인선을 설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존 기업일수록 이미 구축된 프로세스와 시스템이 있어 AI 에이전트 도입의 허들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재무 시스템 전체 자동화 같은 대형 프로젝트부터 시작하기보다는 낮은 등급의 장애 대응처럼 작은 업무에서 선택·정리·연동의 사이클을 반복하며 성공 사례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새로 발생하는 업무부터 AI 에이전트가 처리하게 하고, 기록을 원본 시스템에 축적하는 효율적 방식이 중요하다"며 "기존 프로세스를 그대로 AI로 대체하기보다, AI 에이전트가 처리할 흐름을 먼저 설계하고 사람의 개입을 승인선으로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상시 가동 비용이 관건⋯"대형 모델이 모든 업무의 답은 아냐"
김 대표는 "AI 에이전트가 확산될수록 기업의 비용 구조도 학습보다 추론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클라우드 AI 인프라 지출 가운데 추론 비용이 31조 5000억원으로 학습 비용 25조 7000억원을 넘어섰고, 에이전틱 워크플로의 추론 비용도 2028년까지 5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GPU 인프라를 직접 구축할지, 임차할지도 에이전트의 실제 가동 시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제시한 손익분기 가동률은 약 70%, 하루 17시간 수준이다. 자체 GPU를 운영하는 기업의 80% 이상이 평균 활용률 50% 이하에 머문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수 기업에는 임차 방식이 경제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외부 AI 서비스와 내부 구축의 선택 기준으로는 데이터 반출 통제 비용을 제시했다. 최신 상용 모델을 빠르게 활용해야 하고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춰야 한다면, 외부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지만, 민감한 기업 데이터를 다뤄야 한다면 내부 환경에서 모델을 가동하는 방식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대형 모델이 100% 모든 업무에 맞는 것은 아니다"며 "회의록 정리, 경비 처리, 고객 문의 1차 응대, 장애 대응처럼 좁고 반복적인 업무는 소형 모델로 처리하고 계약서 리스크 검토나 여신 심사처럼 복잡한 판단이 필요한 업무에만 대형 모델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NHN클라우드는 AI 워크로드에 최적화한 물리 인프라, GPU 자원 효율화 플랫폼, 기업용 AI 에이전트 실행 환경을 아우르는 'NHN클라우드 팩토리(Factory)X'를 통해 이 같은 도입 과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기업이 인프라 구축과 에이전트 도입을 따로 보지 않고, 업무 선택부터 데이터·권한 정리, 실행 환경 설계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효경 기자(hyomirro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