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의혹을 놓고 여야 공방이 종일 이어졌다. 오전에는 철거민 특별공급과 장남의 7억원대 상가 매입 등 부동산 문제가 도마에 올랐고, 오후에는 장남의 군 복무 과정까지 검증 범위가 확대됐다. 질의 과정에서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오가자 진성준 국방위원장이 "국민들께서 지켜보고 계시지 않느냐"며 제지하는 장면도 나왔다.

야권은 개별 의혹보다 강 후보자의 해명과 자료 제출 태도를 문제 삼으며 국방부 장관에게 요구되는 정직성과 공사 구분까지 검증 범위를 넓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구체적인 특혜 의혹 없이 후보자 가족 전체를 검증 대상으로 삼는 것은 과도하다고 맞섰다. 후보자 가족 공방과 별개로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북한 무인기 대응 등 국방 현안을 둘러싼 정책 질의도 이어졌다.
'철거민 특공'에 장남 7억 상가까지
오전 청문회의 중심에는 강 후보자와 가족의 부동산 문제가 먼저 올랐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강 후보자의 장남이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모와 이모부에게 돈을 빌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양지마을의 7억원대 상가를 매입한 사실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장남은 이모와 이모부에게 총 7억1550만원을 빌려 상가 매입 자금 등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자 측은 적법한 금전소비대차계약에 따른 정상 거래라는 입장이다.
성 의원은 특히 강 후보자가 장남의 상가 매입 사실을 몰랐다고 설명한 점을 문제 삼았다. 강 후보자가 "30살이 된 아들의 경제생활에 아버지로서 일일이 간섭하기 어렵다"고 하자 성 의원은 "사회생활 1년 된 아들이 7억원짜리 상가를 사는데도 몰랐다는 사람이 어떻게 50만 대군을 지휘하겠느냐"고 따졌다.
해당 상가가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의 재산 목록에서 누락된 점도 쟁점이 됐다. 강 후보자는 누락 사실을 지난 3~4일께 알았다고 설명하며 "여하를 막론하고 누락된 것은 제 불찰"이라고 했다. 성 의원은 후보자 측이 누락 사실을 파악한 뒤 국회에 언제 알렸는지를 재차 따져 물으며 "장관의 정직성과 연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과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강 후보자가 강원 화천에서 대대장으로 근무하던 2008년 서울 구로구 천왕동으로 주민등록을 옮긴 뒤 해당 주택이 수용돼 철거민 특별공급을 받은 경위를 파고들었다.
강 후보자는 2007년 5월부터 2010년 3월까지 강원 화천 7사단에서 근무했다. 주민등록초본상 2007년 7월 화천 군인아파트로 전입했다가 대대장으로 근무하던 2008년 3월 21일 서울 구로구 천왕동 본인 소유 주택으로 주소를 옮겼고, 2009년 5월 다시 화천으로 전입했다. 이후 천왕동 주택이 서울시 사업부지에 포함돼 수용되면서 강 후보자는 철거민 특별공급 대상이 됐고, 2008년 10월 특별공급을 신청해 2012년 서초네이처힐 3단지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강 후보자는 천왕동이 자신이 태어나 자란 곳이자 직접 설계해 지은 집으로, 정부 사업에 따라 주택이 수용돼 정상적인 절차로 보상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화천에서 실제 근무하던 시기에 천왕동으로 주민등록을 옮긴 이유에 대해서는 "왜 그때 주소를 옮겼는지" 자신과 배우자 모두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는 GOP 대대장 근무 과정에서 주둔지를 여러 차례 옮기는 등 거주 여건이 불안정했던 점을 들며 당시 주소를 천왕동으로 옮겼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강 후보자는 "천왕동 주택이 자신이 태어나 자랐고 직접 설계해 지은 집이었다"며 "정부 사업으로 수용되면서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보상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생활지가 화천이던 시기에 천왕동으로 주소를 옮긴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천 의원은 이에 "2008년 10월 22일 철거민 특별공급 아파트 분양 신청내역에 신청인이 강신철이라고 나온다"며 "후보자가 신청한 것 아니냐"고 따지며 본인뿐 아니라 부친·형·고모까지 특별분양을 받은 점을 거론하며 해명의 신빙성을 재차 문제 삼았다.
강 후보자는 "당시 집이 수용된 데 따른 보상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제도의 명칭까지 알지는 못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관련 신청자료가 청문회에서 제시되면서 해명의 신빙성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강 후보자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거듭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불법이나 특혜가 있었다는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오후엔 '4성 장군 아들'…병적기록표 놓고 충돌
오후에는 장남의 군 복무 문제가 새 쟁점으로 떠올랐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강 후보자의 장남이 현역 육군 소위로 복무하던 당시 4성 장군이던 부친과 한미연합사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린 사실을 공개했다.
천 의원은 강 후보자의 장남이 현역 육군 소위로 복무하던 당시 4성 장군인 부친과 한미연합사에서 찍은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린 점을 들어, 부대 내에서 특별 관리나 특혜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강 후보자는 "대한민국 장교를 어느 부대에서 특별대우하겠느냐"며 특혜 가능성을 부인했다.
천 의원은 "4성 장군 아버지와 찍은 사진은 걸어놨지만 특혜는 없었다는 말만으로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휴가 사용 내역과 구체적인 자대 복무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장남의 병적기록표 제출을 요구했다.
이어 "후보자 아들이 군에서 어떻게 복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제가 부대에 가서 한 명 한 명 붙잡고 물어봐야 하느냐"고 따지자, 강 후보자는 "부대에 가서 우리 아들이 어떻게 근무했는지 확인해 보라"고 답했다. 천 의원은 곧바로 "제가 청문위원인데 직접 가서 확인하라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진성준 국방위원장도 강 후보자의 답변을 지적했다. 진 위원장은 "부대에 직접 가서 확인해 보라"는 취지의 답변은 부적절하다며 장남에게 동의를 구해 병적기록표를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다. 장남이 4성 장군 아들로 군 복무를 하면서도 특혜가 없었다면 후보자가 이를 적극적으로 소명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가족 검증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지고 있다는 반론이 나왔다.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 개인에 대한 도덕성 검증은 필요하다면서도 구체적인 특혜 의혹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녀의 모든 군 복무 자료까지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의혹이 먼저 있고 그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자료를 요구하는 것이 맞다"며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녀의 모든 기록을 공개하라고 하면 어느 정치인이 청문회에 나올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가족 신상 질의가 불편할 수 있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표해 질의하는 상황에서 강 후보자가 "부대에 가서 확인하라"고 답변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천 의원도 자녀 자체를 검증하려는 것이 아니라 군 최고위급 지휘관이던 부친의 지위가 복무 과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이 서로 발언에 끼어들며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천 의원이 국민들로부터 관련 문자메시지를 받고 있다며 강 후보자의 답변 태도를 거듭 문제 삼자 다른 의원들이 반박했고, 한동안 설전이 이어졌다.
결국 진 위원장이 중재에 나섰다. 진 위원장은 의원들에게 자제를 당부하며 "국민들께서 지켜보고 계시지 않느냐. 장관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인사청문회"라고 말했다. 강 후보자도 자신의 앞선 답변에 대해 사과하고 "성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천 의원은 이후 다시 장남의 7억원대 상가 문제를 꺼내 들었다. 이모와 이모부가 사회초년생인 조카에게 거액을 빌려준 경위를 따져 물으며 강 후보자 부부가 이를 몰랐다는 설명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강 후보자는 "저희 부부가 잘 살피지 못했다"면서 재차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사관학교 통합 놓고도 충돌…姜 "확실히 추진"하면서도 방식엔 여지
가족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청문회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지만 국방정책 검증도 이어졌다.
가장 큰 쟁점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이었다. 오전에는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하나의 국군사관학교로 통합하는 개혁 방향에 동의하느냐", "적극적으로 추진할 의지가 있느냐"고 물었다. 강 후보자는 "사관학교 통합은 앞으로 훌륭한 인재를 키우는 데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개혁에 대한 의지가 있다"고 답했다.
다만 민 의원이 현재 정부가 마련한 사관학교 통합 기본안을 장관 취임 뒤 바꿀 수도 있느냐고 묻자 강 후보자는 "기본안을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라며 "현재 기본안이 완전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방식은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보완할 수 있다는 취지다.
오후에는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진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황 의원이 미래전 환경에 맞는 장교 양성을 위해 통합 체계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질의하며 "통합 사관학교를 확실하게 추진하겠느냐"고 묻자 강 후보자는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통합 필요성과 방식의 근거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각 군 사관학교에서도 이미 인문·예술·고전 등 융합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며 "통합교육이 필요한 것이냐, 통합사관학교가 필요한 것이냐"고 물었다. 강 후보자는 통합교육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제가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찬성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도 정부가 사관학교 통합의 필요성으로 합동성과 효율성 등을 제시해 온 가운데 강 후보자가 '다양성'을 추가로 강조한 점을 짚으며 통합 논리를 보다 분명하게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