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결혼 후 10여년간 처가에 얹혀살며 착실히 돈을 모아 사업을 시작하고, 그 뒤 전업주부로 희생한 아내에게 "먹고 논지 20년"이라고 핀잔을 준 남편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부모에겐 평생 효, 친정엔 미루다 떠나보낸 뒤 찾아온 깊은 분노'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화제가 됐다.
작성자 A씨는 남편과 결혼한 지 30년이 넘은 전업주부로, 결혼 당시 방 한 칸 마련할 돈이 없어 친정에서 10년을 얹혀살았다. A씨 부부는 그 덕에 착실하게 돈을 모을 수 있었고, A씨의 남편은 A씨의 퇴직금을 합친 종잣돈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A씨는 이후 20년 넘게 전업주부로 살며 모든 것을 헌신했다. 결혼 후 친정 부모님에게 드려야 할 용돈을 시부모님께 드렸고, 시부모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정성을 다해 모셨다. 그러나 정작 자신을 도와준 친정 부모님은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하고, 두 분 모두를 떠나보내야 했다.
그렇게 인생의 고비를 건넌 어느 날, A씨는 남편으로부터 "당신 먹고 논지 벌써 20년이야"라는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된다. 자신이 가족을 위해 헌신한 모든 것을 부정당한 것 같았던 A씨는 그 말을 듣고 화가 치민다. 보다 못한 아들이 "엄마가 틈틈이 강의도 나가고 (부업으로) 돈도 버시잖아요"라고 거들자, 남편은 그제야 얼굴이 붉어져 어쩔 줄 몰라 한다.

A씨는 "내가 이런 염치없고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과 40년 가까이 살아왔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부모님이 떠나고 나니 친정의 헌신을 당연시하고, 고마움조차 모르는 남편의 파렴치함에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깊은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호소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 게 아니라 이자까지 받았다", "이런 남편에게 헌신했다니 얼마나 허탈했겠느냐"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 B씨는 "(A씨가) 20년을 먹고 논 게 아니라 그 20년 동안 누군가의 가정과 아이를 책임졌기에 남편도 마음 놓고 사업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가장 가까운 사람의 희생을 공짜로 생각하는 순간부터 염치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 C씨는 "어쩌면 그간 A씨의 일방적인 희생이 남편이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했을 수 있다"며 "이래서 많은 노부부들이 황혼 이혼을 선택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제라도 당당히 A씨의 인생을 찾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