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유한양행 차기 대표 인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데다 앞선 조욱제 대표 체제에서 굵직한 성과를 다수 거둔 만큼 후임자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거운 시점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렉라자를 이을 후속 글로벌 신약 발굴과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성 개선이 차기 리더십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 꼽힌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이달 중 임시 이사회를 열어 차기 대표이사를 내정할 전망이다. 현 조욱제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 15일 끝나기 때문이다.
유한양행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주주총회 약 6개월 전까지 적정성 심의 및 결의를 마치고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통상 매년 3월 정기 주총이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차기 대표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대표 후보로는 김열홍 R&D총괄사장과 이병만 경영관리본부장 부사장, 유재천 약품사업본부장 부사장 등이 거론된다. 김 사장은 고려대 의대 교수 출신으로 2023년 유한양행에 합류한 R&D 전문가다. 이 부사장은 1986년 입사해 영업과 홍보, 약품사업, 경영관리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유한맨'이다. 유 부사장 역시 1994년 입사 이후 영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내부 출신 인사다.
업계에서는 누가 차기 대표에 오르더라도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출발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의 새로운 100년을 이끌 첫 리더십이란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선 조욱제 대표 체제에서 렉라자의 글로벌 상업화와 연매출 2조원 돌파 등 굵직한 성과를 거둔 점도 부담을 더한다.
차기 리더십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는 '포스트 렉라자' 발굴이 꼽힌다. 렉라자를 통해 신약 개발부터 기술수출, 글로벌 상업화까지 이어지는 성공 사례를 만든 만큼 이를 이을 후속 글로벌 신약을 확보해 성장세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유한양행도 후속 파이프라인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년 매출의 10% 안팎인 연 2000억원 수준을 R&D에 투자 중이다. 렉라자의 성공으로 확보한 자금을 다시 신약 개발에 투입해 제2, 제3의 글로벌 신약을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알레르기 치료제 '레시게르셉트' △MASH 치료제 'YH25724' △HER2 표적항암제 'YH42946'' △HER2/4-1BB 이중항체 네스프로타미그' △EGFR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 'YH32364' 등 주요 5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포스트 렉라자 후보로 제시하기도 했다.
렉라자에 이어 이들 후보물질에서도 글로벌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차기 리더십의 R&D 역량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성 개선도 숙제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1866억원, 영업이익 1043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4.8%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한미약품(16.7%), 대웅제약(12.5%) 등 주요 제약사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해외 제약사로부터 들여온 도입 상품 판매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렉라자의 글로벌 판매 확대에 따른 로열티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수익성은 개선되는 추세다. 향후 자체 개발 제품과 기술료·로열티 등 고수익 사업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은 렉라자라는 걸출한 성공 사례를 창출했지만, 그 이후를 책임질 후속 성장동력 확보에서는 아직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외형 성장에 비해 수익성 개선 속도가 더딘 상황을 감안하면 R&D 투자를 통해 유망 파이프라인의 임상 개발을 가속하고, 제2의 렉라자로 이어질 신약을 만들어 내는 것이 차기 경영진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