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만났다"던 김승원…녹취엔 영장판사 두고 "나랑 단짝"

"우연히 만났다"던 김승원…녹취엔 영장판사 두고 "나랑 단짝"

한동훈 의원, '2021년 10월 녹취록' 추가 공개
'김 후보자·브로커·판사' 술자리 합류 논의 정황
'제넨셀 신약' 식약처 심사 결과 기다리던 시점
한 의원 "'우연히·한번' 만난 사이 아냐...의도적 축소"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6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의 브로커로 지목된 양모씨와 통화하면서 이 사건 관련 구속영장을 심사했던 정모 부장판사를 "나랑 단짝"이라고 부른 녹취를 추가 공개했다.

김 후보자 측은 앞서 김 후보자와 양씨, 정 판사가 함께 있는 사진이 공개되자 사적인 자리에서 우연히 마주쳤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한 의원은 이번 녹취를 근거로 김 후보자 측 해명이 "거짓말이고 의도적인 축소"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이 이날 페이스북에 공개한 녹취는 2021년 10월 14일 김 후보자와 양씨가 나눈 전화 통화다.

녹취에서 김 후보자는 양씨에게 정 판사를 언급하며 "나랑 단짝"이라고 말했다. 양씨도 정 판사를 알고 있다는 듯 "알잖아요. ○○ 오빠"라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정 판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여의도의 한 술자리로 이동 중이라고 했다. 양씨가 "가도 돼?"라고 묻자 김 후보자는 "내가 가서 상태를 한번 볼게"라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정 판사가 술에 취했다면서 "걔가 너무 취하면 또 가끔 실례를 하는 경우가 있어서, 알잖아"라고도 말했다. 양씨는 대리운전을 예약했다며 김 후보자에게 다시 연락해 달라고 했다.

녹취만으로 양씨가 실제로 이날 술자리에 합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김 후보자가 정 판사를 "단짝"이라고 지칭하고, 양씨 역시 정 판사를 이미 알고 있는 듯한 대화를 나눈 점에서 세 사람의 관계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가까웠던 것 아니냐는 논란이 예상된다.

통화 시점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2021년 10월은 김 후보자가 양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과 관련한 민원을 전달했던 시기다.

한 의원은 "김승원 후보자가 김강립 식약처장에게 로비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던 시점인 2021년 10월 14일에도 만나기로 하는 것으로 보이는 자료"라며 "대화 내용상 이전에도 만난 적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승원, 양OO, 제넨셀 강세찬 구속영장을 기각한 정모 부장판사는 김 후보자 측이 냈던 공식 입장처럼 '우연히' '한 번' 만난 사이가 전혀 아니었다"며 "범죄 진행 시점에 범죄 당사자와 접촉한 판사가 범죄 주범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볼지 걱정된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으로 재직하던 2021년 10월 양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과 관련한 요청을 전달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검찰은 직접적인 금품 수수 사실이 없고 청탁의 위법성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2024년 12월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한 의원은 민주당이 잇따라 공개되는 녹취의 입수 경위를 문제 삼는 데 대해서도 "세상에는 아직 공익을 위해 제보하는 의인들이 많이 있다"고 반박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22년 2월 지인 양모 씨(왼쪽), 정모 판사(오른쪽)와 함께 찍은 사진. 이 사진은 양 씨 인스타그램에 게시됐으나 현재는 내려간 상태다. [사진=인스타그램]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