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만든 차 중 가장 어려워"⋯제네시스, GV90 '테크 브리프' 개최

"지금껏 만든 차 중 가장 어려워"⋯제네시스, GV90 '테크 브리프' 개최

R&D본부장 만프레드 하러 사장 등 개발 담당이 GV90 핵심 기술 소개
히든 B필러 코치도어·루프 에어백·주행 성능 기술 등 개발 뒷이야기 전달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제네시스가 지금껏 만든 차 가운데 가장 어려운 차였습니다.”

허광훈 제네시스 개발담당 상무는 브랜드 최초의 초대형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90'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플랫폼과 배터리, 전원 체계, 차체 구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거의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제네시스 GV90 테크 브리프에서 제네시스개발담당 허광훈 상무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제네시스는 지난 8월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츠'에서 초대형 플래그십 전동화 SUV 'GV90'에 적용된 기술을 심층 조명하는 '테크 브리프’를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하루 전 열린 월드 프리미어가 GV90의 디자인과 상품성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였다면 이날은 실제 차량을 개발한 현대차그룹 연구개발(R&D) 책임자들이 차량에 적용된 핵심 기술의 개발 과정을 직접 설명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월드 프리미어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은 GV90 네오룬의 코치도어 구조 '네오룬 아치 게이트'였다.

차체에 고정된 B필러 없이 앞뒤 도어를 각각 여닫는 구조다. B필러는 차체의 지붕과 바닥을 잇는 기둥으로, 측면 충돌 하중을 견디고 차체의 비틀림을 잡아주는 핵심 골격이다.

제네시스에 따르면 이를 없앤 차체는 강성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자동차 설계의 오랜 상식이었다. 제네시스는 GV90 네오룬에서 B필러를 완전히 없애는 대신 도어 안쪽으로 옮겨 넣고 경주차의 롤케이지 원리를 재해석한 구조를 차체 내부에 더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었다고 설명했다.

이대희 제네시스바디설계실 실장은 "일반 스윙도어를 적용한 GV90 모델도 경쟁차를 앞서는 우수한 차체 강성을 확보했지만 GV90 네오룬은 그보다도 12% 더 높은 강성을 확보했다"며 개방감을 얻기 위해 안전을 양보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GV90에 세계 최초로 적용된 루프 에어백에 대해서는 통합안전개발실 이승목 상무가 개발 배경을 전했다.

이 상무는 "각국 법규와 충돌 평가 기준을 충족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실제 도로에서 일어나는 사고 3800만 건을 들여다본 결과”라며 "발생 빈도는 낮지만 중상 위험이 가장 높은 전복 사고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GV90 테크 브리프에서 현대차그룹 R&D본부장 만프레드 하러 사장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GV90를 만들기 위해 생산 방식도 새롭게 짰다. 현대차그룹은 울산 EV공장에 GV90 생산을 위한 제조기술을 집약했다.

차체의 패널을 만드는 프레스 공정에서는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은 유려한 곡면을 구현하기 위해 6800톤급 서보 프레스와 패널 정밀 검사 설비를 도입했다.

차체 공정에서는 알루미늄 비중을 크게 높인 차체를 견고하게 잇기 위해, 알루미늄과 스틸 등 서로 다른 소재를 부위별로 나눠 접합하는 4가지 신공법을 적용했다.

완성된 차체는 사람 시력의 6배 수준으로 표면의 미세한 결함을 잡아내는 자동 검사를 거친 뒤, 자동 사상 공정에서 표면을 다듬어 도장 공정으로 넘어간다.

도장 공정에는 고객이 원하는 단 하나의 색을 입히는 맞춤형 컬러 부스를 도입했다. 더 낮은 온도에서 굳는 도료를 새로 개발해 탄소 배출량을 최대 40% 줄인 점도 특징이다.

마지막 의장 공정에서는 실제 주행 환경을 공장 안에 재현해 정숙성을 검증했다. 노면 요철을 재현한 롤러 위에서 차량을 구동시키고, 최대 시속 160km의 바람을 일으켜 혹시 모를 잡음까지도 검출해 냈다.

현대차그룹 R&D본부장 만프레드 하러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새로운 SUV를 개발하는 일이 아니었다"며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에 의문을 던지고, 제네시스에게 럭셔리란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묻는 과정이었다"고 밝혔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