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뽑는 8·17 전당대회를 사흘 앞둔 14일 국민 여론조사가 시작됐다. 전체 경선 결과의 30%가 반영되는 만큼 1.48%포인트 차 초박빙인 당 대표 경선의 막판 변수로 꼽힌다. 다만 실제 당락을 가를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남은 호남·수도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두 후보 간 격차가 얼마나 벌어지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이틀간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무선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의 자동응답전화(ARS) 조사로, 역선택 방지를 위해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만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현재까지 순회경선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 있다. 김 후보는 첫 경선지인 충청권에서 303표 차로 승리했다. 이후 정청래 후보가 부산·울산·경남에서 판세를 뒤집었지만, 김 후보가 제주·인천·강원·경북에서 다시 앞서며 격차를 3086표까지 벌렸다.
전략지역 가중치를 반영한 누적 득표는 김 후보가 9만6799.25표(46%), 정 후보가 9만3743.35표(44.55%)다. 두 후보의 격차는 1.48%포인트다. 송영길 후보는 1만9902.6표(9.46%)를 얻고 있다.
남은 최대 변수는 호남과 수도권 권리당원 표심이다. 두 지역에는 전체 권리당원의 약 71%가 몰려 있다. 김 후보가 이들 지역에서도 현재의 우위를 확대할 경우 국민 여론조사의 영향력은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두 후보의 격차가 좁혀진 채 당원투표가 끝날 경우 전체 30%가 반영되는 국민 여론조사가 승부를 가를 가능성도 있다.
변수는 지역별 투표율이다. 지난 11~12일 실시된 호남권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은 광주·전남 37.63%, 전북 35.22%였다. 반면 전체 권리당원의 약 38%가 몰린 수도권은 서울 45.31%, 경기 46.74%로 호남보다 10%포인트가량 높았다.

온라인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ARS 투표에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실제 경선 결과에서 수도권 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당 안팎에서는 김 후보가 호남에서, 정 후보가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낮은 호남 투표율과 높은 수도권 투표율이 이어질 경우 정 후보에게 추격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 여론조사의 향방은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최근 발표된 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격차가 크게 엇갈렸다.
리얼미터가 지난 9~10일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 10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 후보는 46.8%, 정 후보는 35.2%로 11.6%포인트 차였다. 반면 뉴시스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층·무당층 646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김 후보 36.9%, 정 후보 36.7%로 격차가 0.2%포인트에 불과했다.
한 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섰지만, 다른 조사에서는 사실상 동률이었다. 실제 전당대회 국민 여론조사 결과가 현재 권리당원 경선 판세와 다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김 후보가 조금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며 “호남과 수도권 당원들의 분위기도 점차 김 후보 쪽으로 기우는 상황이어서 국민 여론조사보다 호남·수도권 권리당원 투표가 더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론조사가 당권 경쟁의 핵심 변수가 되려면 정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정도 앞서야 승부를 걸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수치”라며 “현재로서는 호남·수도권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결국 남은 호남·수도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두 후보의 격차가 어느 정도로 형성되느냐가 먼저 판세를 결정하고, 국민 여론조사가 그 격차를 유지하거나 뒤집을 수 있을지가 마지막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모두 무선 RDD 방식의 ARS로 진행됐다. 리얼미터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 응답률 3.7%다. 에이스리서치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 2.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