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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만 바라볼 수 없다"⋯배터리 3사, ESS로 수익 개선 노린다

삼성SDI 美서 ESS용 LFP 양산·LG엔솔 생산 2배 확대·SK온 20GWh 수주 목표
EV 라인 전환·북미 공급망 강화⋯하반기 수익성 개선 총력

[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 시장의 더딘 회복을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로 돌파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확산으로 전력 저장 수요가 늘자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북미 생산능력과 공급망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배터리 3사 인포그래픽. [사진=챗GPT]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SK온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모두 ESS를 하반기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끌 핵심 사업으로 제시했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회복에는 불확실성이 남았지만 북미 ESS 시장에서는 신규 수주와 생산 확대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는 양수발전을 제외한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 신규 설치 규모가 지난해 112 기가와트(GW)에서 올해 158GW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확대와 재생에너지 발전 증가가 ESS 시장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된다.

배터리 3사 2분기 흑자

배터리 3사는 올해 2분기 나란히 흑자를 기록했다. 북미 생산 세액공제와 일회성 요인이 반영됐지만 ESS 출하 증가와 원가 절감도 손익 개선에 기여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건물 전경. [사진=각 사]

삼성SDI는 매출 3조7688억원, 영업이익 2038억원을 기록하며 7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백업유닛(BBU)용 고출력 제품 판매 확대와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관세 환급 효과가 반영됐다.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는 미국에서 배터리와 핵심 광물 등 첨단 제조품을 생산·판매한 기업에 생산량에 따라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지원 제도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7조5602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2분기 ESS 출하량은 전 분기보다 30% 이상 늘었고, 상반기 ESS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배 증가했다.

SK온은 매출 2조9460억원, 영업이익 8218억원을 거뒀다. 고객 보상금과 AMPC 증가 등 일회성 효과가 있었지만 공급사 다변화와 수율 개선, 재고 관리 등 원가 절감 성과도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삼성SDI LFP 양산...LG엔솔·SK온은 EV 라인 전환

배터리 3사는 하반기 ESS 생산 확대와 현지 공급망 구축, 전기차 배터리 라인 전환 등을 통해 가동률과 원가 경쟁력을 높여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미국에서 ESS용 각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양산한다. 현재 품질 검증을 진행 중이며 오는 10월 셀 생산을 시작해 연내 '삼성배터리박스 2.0' 형태로 고객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SDI의 미국 생산 ESS용 배터리 [사진=삼성SDI]

국내와 미국 업체를 중심으로 LFP 양극재를 확보하고 주요 부품도 현지화해 미국의 중국 관련 공급망 규제에 대응했다.

확보한 미국 ESS 수주는 오는 2029년까지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규모로, 추가 생산능력 확보도 검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ESS용으로 전환해 하반기 ESS 생산량을 상반기보다 최소 2배 늘리기로 했다.

3분기 출하량도 전 분기 대비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북미 생산거점의 가동을 안정화해 4분기부터 세액공제를 제외하고도 ESS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SK온도 북미와 서산의 일부 전기차 배터리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기존 폼팩터를 유지해 설비 변경 범위와 투자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국내에서 약 1.8 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장주기 ESS 사업을 수주했으며 올해 글로벌 ESS 20GWh 수주 목표도 유지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선점 경쟁

배터리 3사가 공통으로 주목하는 시장은 AI 데이터센터다.

미국 텍사스주에 소재한 메타 템플 데이터센터 전경 [사진=메타]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반면 송배전망 확충이 지연되면서 전력망용 ESS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내부에 설치되는 ESS와 UPS, BBU 수요도 확대되고 있어서다.

삼성SDI는 올해 UPS와 BBU용 배터리 매출이 각각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빅테크 기업과 AI 데이터센터용 ESS 공급을 논의하고 있으며 BBU 전용 셀과 양산라인도 준비하고 있다.

SK온은 그룹 관계사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분석해 다기능 통합 ESS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증권가도 ESS 사업 확대가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미국 ESS 생산라인의 가동 안정화와 AMPC 수혜 확대에 힘입어 수익성 역시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SDI에 대해서도 "ESS 매출 확대와 생산라인 가동률 상승, 미국 AMPC 수혜 증가가 맞물리면서 중장기 실적 개선세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SK온에 대해 "배터리 사업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전 연구원은 2분기 배터리 매출이 전 분기 대비 58% 증가한 데 이어 미국과 한국에서 ESS 생산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