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원하는 BIS(국제결제은행)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한 은행들의 증자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BIS비율을 12%까지 늘려 경영건전성을 확보하라며 은행들을 압박하자 은행들은 이번주 서둘러 증자에 나섰다.
보완자본이 아닌 기본자본(Tier1·티어1)을 늘리라는 요구에 은행의 대주주인 지주사들이 회사채를 발행, 이를 통해 은행의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증자가 진행된다.
◆국민銀, 유상증자 '일사천리' 진행
12일 현재 주요 4대 은행 중 신한은행을 제외하면 모두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4일 지주사인 KB금융지주가 5천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결의했다. 납입일은 12일이다. 회사채 발행 마무리 후 오는 22일 국민은행 증자대금이 납입될 예정이다.
연말이 되기 전에 BIS 비율을 맞출 수 있게 된 셈이다. 지난 11월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BIS비율은 9.76%로 자본적정성 1등급의 기준인 10%를 밑돌았다.
이밖에도 국민은행은 12일 BIS비율을 늘리기 위해 보유중인 KB금융지주 주식 4천억원어치를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을 통해 처분하기로 했다.
◆뒤따르는 우리, 하나銀…신한銀 '여유'
지난 11월 금감원 발표에서 BIS비율 10%를 간신히 넘긴 하나은행, 우리은행의 경우도 증자를 서두르고 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11월 BIS비율 10%는 간신히 넘겼으나, BIS비율 산정 방식에 따라 10%대를 위협받을 수도 있는 수준이었다.
후순위채를 발행해 BIS비율을 끌어올렸으나, 티어1 확충을 위해서는 증자가 꼭 필요한 상황.
우리은행은 11일 우선주 7천만주를 발행해 총 7천억원을 증자했다. 우리금융지주의 8천억 규모 회사채 발행이 마무리되자마자 이사회를 열어 증자 결의를 했다.
기존 정관에 전환우선주 발행 조항이 없어,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정관을 변경하기도 했다.
하나은행도 하나금융지주가 2번에 걸쳐 5천억원씩 총 1조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한 데 힘입어 12일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주주총회의 결의가 남아 있지만, 하나은행의 경우도 연말까지 BIS비율 맞추기에는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BIS비율에 가장 여유가 있는 신한은행은 오는 18일 지주사가 이사회를 열고 증자에 대한 구체적 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은행권, BIS비율 맞추기 '피로감' 호소
한편, 금융당국의 요구로 인해 연말을 앞두고 무리하게 증자를 진행하게 된 은행권에서는 이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다.
한 쪽에서는 중기 대출을 늘리라고 요구하면서, 다른 한 쪽에서는 BIS비율도 높이라고 하는 이중적인 행태 때문이다.
금융노조는 성명을 통해 "정부는 은행들에게 대출을 늘리라고 다그치면서, 동시에 BIS 비율을 더 높이라며 모순된 정책을 강요하고 있다"며 "정부가 요구하는 건전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중은행들은 전체적으로 10조원을 훨씬 넘어서는 자본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어떤 비율을 자세히 제시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내년 경기침체로 인한 금융 난국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은기자 leez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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