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 60주년, 광복 63주년을 맞이하는 오는 15일을 기점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정국 반전의 모멘텀을 준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정국 반전의 모멘텀을 만듦으로써 새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경제 살리기와 국민통합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최근 '법과 원칙'을 강조하면서 강공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유다. 촛불로 잃어버린 국정 장악력을 다시 찾겠다는 게 목표다.
한 정치학자는 "경제를 누구보다도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가 깨지면서 'CEO 대통령'의 한계와 불신이 국민 가슴 한 쪽에 자리 잡았다는 게 새 정부로선 뼈 아픈 대목"이라면서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고 진정 국민의 편에 서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심을 철저히 살피지 못하고 미국산 쇠고기 협상을 타결한 것이 최대 실수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집권 초 잇단 대내외 악재로 국정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졌지만 새 정부의 국정운영 시스템이 어느 정도 갖춰지고 있다는 판단 하에 '재발진'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을 갖춰나가고 있는 것.
이 대통령이 그동안 추락했던 리더십을 복구하기 위한 화두는 '법과 원칙'의 확립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앞으로는 웬만해서는 국정운영의 일정과 계획을 변경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면서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않고 예전의 'MB다움'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일련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에서 터지고 있는 사건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감사원과 검찰을 내세워 KBS 정연주 사장 해임을 한 게 대표적인 예다. 또한 야당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6일 장관 3명의 임명을 강행했고, 북한과의 관계 악화가 눈에 보이는 데도 한미정상회담 성명서에 '북한 인권문제를 포함시켰다.
또 반대측의 반발과 사회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선(先) 지방발전, 후(後) 수도권 규제 완화' 방침을 표명한 것과 지난 11일 공기업선진화 방안의 1단계 조치를 발표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특히 최근 인터넷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 움직임 또한 그같은 흐름의 연장선상이라는 해석이다. 새 정부 출범 직후 터진 '쇠고기파동'과 정국을 뒤흔든 촛불집회가 인터넷을 통한 민심 이반을 초래하고, 청와대 수석진까지 교체할 만큼 위력적이었던 점에서 이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를 낳았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국회 개원연설에 "우리는 부정확하고 잘못된 정보를 전염병처럼 퍼뜨려 사회 불안을 조장하는 인포데믹스(정보와 전염병의 합성어)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 인터넷 여론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변화는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소신개혁' 행보를 상당부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한 참모는 "반대파의 저항과 지지율 추락에도 불구하고 소신껏 일하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모습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대통령도 최근에는 지지율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오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천명하고, 25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취임 6개월간의 규제완화와 국가경쟁력강화정책을 종합 정리, 점검해 국민에게 다시금 알릴 예정이다.
또 9월 정기국회에서 규제개혁을 중심으로 한 입법을 추진, 'MB노믹스'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이런 강공드라이브가 자칫 민심을 무시한 채 한 쪽만 바라보는 편향적인 정책으로 연결돼 또 다른 국정위기를 초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여권발 각종 악재들도 이 대통령 국정 운영에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유한열 한나라당 상임고문이 비리 혐의로 구속됐고 정연주 전 KBS 사장의 해임을 두고 진보 진영과 거친 싸움을 하고 있다. 회심작인 공기업 선진화 대책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고, 18대 국회는 임기가 시작된 지 70여 일이 흘렀는데 원 구성도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점들이 그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리더십을 복원하는 게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 대통령은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국정운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욱기자 kyw@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