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바다와 로엔 엔터테인먼드(옛 서울음반) 등 주요 30여개 음반사들이 16일 저작권 분쟁에 합의함에 따라 지난 3년간의 법정 다툼에 종지부를 찍게됐다.
이번 합의내용은 로엔 등 30여개 음반사들이 소리바다 측으로부터 과거 저작권 침해에 따른 피해보상금 명목으로 합의금을 받고 이전의 소송 등에 대해 모든 소송을 취하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이번에 양측이 저작권 분쟁 종결에 합의한 배경에는 지난 5월 1일 시행된 '음악저작물 사용료징수규정 개정안'이 중요한 원동력이자 출발점이 됐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징수규정 개정안'의 시행으로 촉발된 시장 환경의 변화 속에서 양 측은 대립보다는 협력이 디지털 음악시장 확대와 생존에 보다 유리하다는 나름의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징수규정 개정안'은 P2P 무제한 다운로드 규정을 도입, 소리바다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다. 구체적으로는 서비스의 곡수를 제한(120곡)하는 대신 디지털저작권관리(DRM)을 적용하지 않는 음원을 월5천원에 120곡까지 다운받을 수 있는 상품의 음원 사용료 징수 규정을 담고 있다.
DRM 고수 진영인 로엔 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음반사들 입장에서는 전반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게 된 셈이다. 이에 당시 로엔 등 대형 음반사들은 '징수규정 개정안'이 콘텐츠 비즈니스 세계에서 사례가 없는 무제한 정액제를 허용하고 'DRM 프리'를 제도권에서 인정하는 최초의 사례가 됐다며 재개정을 요구하는 등 크게 반발했다.
특히, 기존 DRM음악 시장을 무시하고 소리바다만 살리려는 편파적인 규정이자 졸속 처리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반면 소리바다는 사업적인 환경에서 종전보다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소리바다1' 서비스 때부터 이들과 벌여온 저작권 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원활한 비즈니스 수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소리바다는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소리바다1' 서비스에 대해 저작권 침해방조 협의로 2천만원 상당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1심 판결을 뒤집고 법원이 '소리바다5'에 대해 서비스 중단 가처분 신청을 낸 SKT 계열의 당시 로엔과 JYP엔터테인먼트 등 30개 음반사들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작년 12월에는 엠넷미디어 외 91개 저작권 보유권자들이 소리바다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정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2006년 7월 음악신탁 3개 단체와의 합의를 거쳐 P2P서비스를 유료화 시킨 소리바다 입장에서 비록 '징수개정안'을 통해 합법적 지위를 얻게 됐지만 각종 저작권 분쟁으로 기업의 신뢰성이 약화되고 대기업과의 협력모델 구축 등 사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소리바다 입장에서 최신 음원에 대한 저작권의 대부분이 이들 주요 음반사에 귀속되어 있는 만큼 음원서비스 커버리지를 어느 정도 갖추기 위해선 이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었다는 것이다.
로엔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징수개정안 시행 이후 서비스 사업자는 물론 권리자들도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변화점을 찾고 있었고 내부적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이런 측면에서 과거 피해부분에 대한 보상금을 받고 새롭게 시장 판세에 대응하자는 취지가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이번 합의가 소리바다에 음원을 공급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음원공급 문제는 회사의 정책적 문제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양 측은 '징수개정안'이 승인된 지난 2월 말부터 저작권 분쟁에 대한 물밑 접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에는 과거 보상금 문제도 한 몫을 했다. 소리바다는 이번 저작권 분쟁을 종결하면서 이들 음반사에 저작권 침해에 따른 피해보상금을 지불하기로 약속했다.
소리바다 측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보상금에 대한 정확한 금액을 밝힐 수 는 없다"며 "하지만 과거 소리바다가 신탁단체 등 다른 업체와 상생을 도모할 때 지불한 금액을 가이드라인으로 책정했다"고 언급했다.
소리바다는 지난 2006년 음제협 등 음악저작자 및 권리단체들에게 과거 피해보상금 명목으로 연간 약 130억원 상당의 금액을 지급한 적이 있다.
따라서, 국내 디지털 음악서비스 시장의 선순환 고리를 구축하기 위해서 양 측이 소모적인 다툼보다는 발전적인 관계 정립을 통해 윈-윈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보자는 현실적인 판단이 이번 저작권 분쟁 종결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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