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먼저 챙기던 간호사 지망생, 8명에게 생명 선사⋯"가족의 든든한 버팀목"

언니 먼저 챙기던 간호사 지망생, 8명에게 생명 선사⋯"가족의 든든한 버팀목"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간호사를 꿈꾸던 20대 초반의 여성이 8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2월, 22세의 전수연 씨가 전남대학교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8명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사했다.

간호사를 꿈꾸던 20대 초반의 여성이 8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전수연 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어느 날, 갑작스럽게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그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뇌사에 이르렀다. 전 씨의 부모는 평소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장기를 기증하자고 이야기해 왔으며 상의 끝에 딸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이들은 딸의 심장이 누군가의 몸에서 계속 뛰고, 딸의 눈으로 누군가가 세상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가족에게 위안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전 씨는 심장과 폐, 간(분할), 신장(양측), 안구(양측)를 기증했고, 인체조직인 피부도 함께 기증했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조용하고 속 깊은 막내딸이었던 전 씨는 어린 시절부터 투병해 온 한 살 터울의 언니를 위해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이 있어도 양보하고,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노력했다.

학창 시절에는 제빵을 배우고 미용사 국가자격증을 따는 등 다양한 꿈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기도 했다. 최근에는 간호조무사 자격증 취득을 준비 중이었고, 이후 돈을 모아 대학에 진학해 간호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간호사를 꿈꾸던 20대 초반의 여성이 8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전수연 씨 어머니 정영순(왼쪽)와 전 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어머니 정영순 씨는 "언니가 아프다 보니 수연이가 일찍 철이 들었다"며 "가족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나에게는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 같은 딸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딸이 남긴 생명나눔의 의미가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바랐다. 딸의 장기기증 후, 8개월이 지나서야 언론에 이야기를 전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마음에서였다고 덧붙였다.

정 씨는 딸에게 "수연아,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여기서 못 했던 것들 마음껏 펼치면서 행복하게 지내. 언니 걱정도, 엄마 아빠 걱정도 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엄마 딸로 태어나 줘서 고마워. 사랑해"라고 인사를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간호사가 돼 아픈 이들을 돌보고 싶어 했던 꿈을 다 펼치지 못했지만, 마지막 순간 8명에게 희망을 전했다"라며 "깊은 슬픔 속에서도 딸의 뜻을 이어 생명나눔을 결정해 주신 유가족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