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정부와 한국은행이 올해 초과세수 63조2000억원을 주거·일자리·서민금융 등 3대 핵심 사회정책에 활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국고채 금리가 과도하게 오르면 초과세수 일부로 국채 발행물량을 줄이기로 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확대 거시재정금융간담회를 주재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했다. 이 부총리 취임 후 첫 간담회다. 재경부가 올해 국세수입 재추계 결과를 발표한 날 열렸다.

참석자들은 초과세수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재추계에 따르면 올해 국세수입은 478조6000억원으로 추경예산보다 63조2000억원 많다. 참석자들은 "빠른 경기 회복세가 민생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초과세수를 3대 핵심 사회정책에 활용해 양극화 완화의 마중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채권시장 안정 방안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유가 상승과 주요국 통화정책 긴축 전환에 따른 글로벌 금리 상승에 대내 요인이 겹쳐 국내 채권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리 상승이 과도하면 긴급 바이백(국고채 조기상환)과 초과세수를 활용한 국채 발행물량 축소 등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경기 진단은 '성장 확대 속 불확실성'이었다. 참석자들은 수출·투자 호조로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봤다. 반면 주요국 금리 상승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대외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민생 부담과 양극화 심화도 과제로 꼽았다.
간담회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직후 열렸다. 통화당국은 긴축으로 돌아섰다. 재정당국은 초과세수를 풀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두 정책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구도다.
참석자들은 엇박자 우려를 의식한 듯 조건을 달았다. 재정이 취약계층 지원과 미래 성장동력 육성에 쓰이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중장기적으로는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물가압력을 완화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뒤집어 보면 초과세수가 소비성 지출로 풀릴 경우 물가를 자극해 금리 인상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합의에 '국채 발행물량 축소'가 함께 담긴 것도 재정 확대에 따른 금리 부담을 의식한 조치로 관측된다.
63조2000억원이 모두 3대 사회정책에 쓰이는 것은 아니다. 올해 내국세는 추경보다 56조2000억원 더 걷힐 전망이다. 이 가운데 약 40%는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정산된다. 단순 계산하면 22조원 안팎이다.
국가재정법은 결산 뒤 남은 세계잉여금의 처리 순서를 정해 두고 있다. 교부세·교부금 정산이 먼저다. 이어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과 국가채무 상환을 거친다. 남은 돈이 추경 재원이 된다. 올해 안에 초과세수를 쓰려면 별도의 추경이 필요하다. 이날 보도자료에는 활용 방식과 규모, 시점이 담기지 않았다.
정부·여당이 7월 신설을 공식화한 미래대응기금도 이날 언급되지 않았다. 당정은 '추가세수' 개념을 도입해 기금 재원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밝혀 왔다. 초과세수 처리 방향을 두고 정부 내 조율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참석자들은 거시경제·재정·금융 현안을 수시로 소통하며 정책당국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