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다치면 최대 5000만원…국가가 상해보험 들어준다

군 복무 중 다치면 최대 5000만원…국가가 상해보험 들어준다

국방부 병사 상해보험·보훈부 제대군인 실손보험, 내년 7월 동시 시행
청년정책 34개 사업, 군 복무기간만큼 지원연령 상한도 연장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정부가 군 복무 청년을 위한 상해보험과 제대 군인을 위한 실손보험을 도입한다.

정부는 3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3차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군 복무 청년 관련 정책 개선방안'을 확정했다.

군 복무 중 상해·질병에 대한 보장을 국가가 직접 보험으로 지원하고, 전역 이후 의료비 지원도 확대하며, 군 복무기간만큼 청년정책 지원연령 상한을 연장하는 세 가지가 핵심이다.

이번 방안은 지난 6월 9일 제3차 청년정책 관계장관회의에서 토의 과제로 상정된 이후, 대통령실·국무총리실·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마련됐다. 앞서 대통령은 지난달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군 복무 중 상해를 입으면 당연히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며, 데려갈 때는 나라의 아들이라고 하고 다치면 남의 아들이라고 해서야 되겠느냐고 언급한 바 있다.

정부가 군 복무 청년을 위해 병사 상해보험을 신규 도입하고, 제대 군인에 대해선 실손보험을 도입한다.

가장 먼저 도입되는 건 국방부의 병사 공공 상해보험이다. 현재 국방부는 군 복무 중 발생한 상해·질병에 대해 군병원 무상진료, 민간병원 진료비, 군인재해보상법상 사망·장애보상금, 나라사랑카드 상해보험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제한적 인프라와 협소한 보상범위로 한계가 있었다. 특히 나라사랑카드 상해보험은 최근 5년간 지급된 보험금이 32건, 연평균 6건, 총 10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보장 범위가 좁았다.

이런 사각지대를 메워온 건 오히려 지방정부였다. 경기·전북·인천·광주 등 4개 광역지자체와 서울 강북구·동작구·마포구·중구·중랑구 등 일부 기초 지자체는 자체 사업으로 주민등록된 청년이 입대할 때 상해보험에 자동 가입시켜 왔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만족도 조사에서 만족 88%, 전국 확대 찬성 95%라는 결과가 나왔다. 문제는 거주지역에 따라 지원 여부와 보상수준이 갈렸다는 점이다. 실제로 경기도 소속 병사가 훈련 중 쓰러져 암 진단을 받고 300만원을 지급받은 사례, 전북 소속 병사가 유격훈련 중 발목이 골절돼 610만원을 지급받은 사례 등이 지자체 상해보험 혜택 사례로 제시됐다.

국방부는 내년 7월부터 현역병과 상근예비역 전원을 대상으로 단체 상해보험을 도입한다. 대상 인원은 약 29만명이며, 내년 예산안에 7월부터 12월까지 69억원이 반영됐다. 보장 내용은 경기도 상해보험을 참고해 설계됐다. 상해·질병 사망 5000만원, 영외체류 중 교통사고 상해·사망은 최대 2억원, 폭발·화재·붕괴 등에 따른 사망·후유장애는 최대 2000만원, 골절 진단금 30만원, 외상성 절단 진단금 100만원, 정신질환 위로금 100만원, 뇌출혈·급성심근경색 진단금 300만원, 중증장해 진단금 1000만원 등이다. 기존 나라사랑카드 상해보험으로는 보상되지 않았던 골절 진단금, 뇌출혈·급성심근경색 진단금, 정신질환 위로금, 외상성 절단 진단비 등이 새로 추가됐다. 국방부는 보험사의 과도한 이익추구를 막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와 협업해 보험설계안을 마련했다.

국가보훈부는 전역 이후 의료비 지원을 확대한다. 현재 보훈부는 복무 중 상해를 입은 제대군인에게 군 복무와의 인과성이 인정되면 보훈·위탁병원 의료비를 전액 지원하지만,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중증·난치성 질환에 한해서만 본인부담금의 50%를 지원해왔다. 경증질환은 아예 지원 대상에서 빠졌고, 인과성 입증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군 복무 중 총기훈련 등으로 청력저하를 겪었지만 당시엔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받지 않았다가 전역 후에도 이명·난청이 지속돼 자비로 치료를 병행하고 있는 30대 사례가 이런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됐다.

이에 따라 보훈부는 내년 7월부터 전역하는 병사와 상근예비역을 대상으로 전역과 동시에 1년 6개월간 공공 실손보험에 가입시킨다. 대상은 2027년 약 9만명, 2028년 이후 약 18만명이며, 내년 예산안에 7월부터 12월까지 75억원이 반영됐다. 군 복무와의 인과관계나 중증·난치성 여부와 관계없이 실제 부담한 치료비를 지원하는 게 핵심으로, 금융위원회 표준약관에 따라 국내 모든 보험사가 동일하게 판매하는 5세대 실손보험 수준으로 설계된다. 급여 항목은 입원 20%·통원 정액 자기부담에 보장한도 5000만원, 비급여 항목은 중증 30%·비중증 50% 자기부담에 각각 5000만원·1000만원 한도로 보장한다. 보훈부는 미국이 전역군인과 그 가족에게 180일간 보험료 없이 군 의료보험 혜택을 자동 연장해주는 TAMP 제도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군 복무기간을 이유로 청년정책 혜택을 놓치는 문제도 손본다. 현재 공무원 등 채용 시에는 제대군인지원법 시행령에 따라 복무기간별로 응시연령 상한이 1~3년 연장되지만, 청년정책 사업들은 제각각이었다. 청년미래적금은 군복무 기간만큼 최대 6년 이내에서 연령 상한을 연장해주는 반면, 청년월세지원사업은 34세 상한을 넘기면 연장 없이 지원이 끊기는 식이었다.

국무조정실은 2026년 청년정책 시행계획에 포함된 중앙행정기관 청년정책 389개 가운데 연령요건이 없거나 시설·인프라 조성, 간접지원 사업 등을 제외한 115개를 전수조사했다. 이 중 40개는 이미 군복무 기간이 반영돼 있었고, 나머지 75개 중 연장 실익이 있는 34개 사업을 개선 대상으로 확정했다. 34세 상한 사업 17개는 청년성장프로젝트, 청년월세지원사업, 청년미래이음대출 등이 포함돼 복무기간만큼 1~6년 연장된다. 39세 상한 사업 17개는 청년층 공공분양주택, 청년 맞춤형 통합공공임대주택,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 등 주거·농어업인 양성 관련 사업이 대부분으로, 정책 수요가 상대적으로 늦게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해 연장이 추진된다. 반면 청년창업사관학교, 청년전용창업자금 등 취업지원·창업 관련 32개 사업은 정책 수요가 이른 시기에 발생한다는 이유로 39세 상한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보훈부는 이런 연령 연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무복무 이행에 따른 연령 산정 특례 조항을 신설하는 개정을 내년 중 추진한다. 국가와 지방정부가 의무복무 제대군인이 청년정책에 참여할 때 의무복무기간을 고려해 최대 3년 범위에서 연령 상한을 연장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국무조정실은 지방정부의 자체 청년사업에 대해서도 이번 중앙부처 개선 기준을 준용해 연령 상한을 연장하도록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며, 군 복무 청년들이 국가를 위해 보낸 시간에 대해 복무 중은 물론 전역 이후까지도 두텁게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군 복무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당하고 충분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방부·보훈부 등 관계부처가 이날 논의된 과제들을 신속히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