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빠져도 코스피 올랐다⋯'반도체 투톱 공식' 깨졌나

'삼전닉스' 빠져도 코스피 올랐다⋯'반도체 투톱 공식' 깨졌나

8월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하락' 반면 코스피 3%대↑
단일종목 ETF 규제 효과⋯수급 풀리자 '순환매' 장세
의존도 완화에도 주도력 여전⋯이달 '7000피' 관건

[아이뉴스24 성진우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르면 코스피도 상승한다는 이른바 '반도체 투톱 공식'에 균열이 나타났다. 지난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0.95%, 2.56% 하락했지만 코스피는 오히려 3.40% 상승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규제 이후 반도체에 집중됐던 거래가 크게 줄고 비반도체 업종으로 순환매가 확산하면서 대형 반도체주의 부진을 지수가 버텨낸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7월31일~8월31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26만2500원에서 26만원으로 0.95%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171만8000원에서 167만4000원으로 2.56% 내렸다.

생성형 AI 활용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제작]

그러나 지난달 코스피는 6595.45에서 6820.02로 3.40%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해 코스피 내 대형 기술주가 대거 편입된 코스피 200도 1046.81에서 1071.85로 2.3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달과 확연히 다른 흐름이다. 지난 7월(6월30일~7월31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는 21.40% 하락하며 '30만전자'가 무너졌고 SK하이닉스도 35.72% 급락했다. 대형 반도체주가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코스피도 22.19%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편중된 수급 흐름이 정상화되면서 반도체 외 다른 업종으로도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단 이유에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 [사진=윤희성 기자]

지난 5월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증시 변동성의 주된 원인으로 꼽혀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기초자산으로 한 이들 상품은 양대 증시의 수급을 빨아들였다. 여기에 상장지수펀드(ETF) 특성상 일별 리밸런싱(기계적 매수·매도)이 이뤄지면서 기초자산 주가도 급등락을 반복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7월 31일부터 본격적인 규제에 나섰다. 이들 상품의 기본 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해 투자 접근성을 일부러 낮춘 것이다.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달 총 16종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59억원으로 집계됐다. 출시 후 규제 시행 직전까지 기록한 일평균 거래대금 11조6787억원과 비교하면 19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16일 신규 상장 잠정 중단과 마케팅 금지 이후에도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거래 회전은 쉽게 줄지 않았다"며 "현금 기본 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높이는 추가 조치 시행 이후 비로소 거래 강도가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ETF 환매가 이어지는지와 함께 신용융자가 상품 출시 이전 수준으로 낮아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로 쏠렸던 자금이 빠져나오면서 다른 종목으로 흘러 들어가는 순환매 장세가 이어졌다. 코스피에선 지난달 건설 부문 상승률은 41.32%로 전기전자(28.71%)를 앞질렀다. 코스닥이 지난달 2차전지 등 주요 종목이 오르며 반등한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8월 밸류에이션 정상화 국면이 나타났다"며 "반도체 주도력을 회복하는 가운데 비반도체로도 순환매가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케빈 워시 미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REUTERS/연합뉴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코스피 방향을 좌우하는 구조 자체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 양사는 지난 7월 말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51%대를 차지했다. 이후 주가가 하락했지만 현재도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절반에 육박한다. 순환매 확산으로 반도체 쏠림이 다소 완화됐지만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두 종목의 주가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달 코스피가 월간 기준 반등 흐름을 이어가 7000선을 돌파할 지 여부도 역시 대형 반도체에 달렸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여부와 미국 빅테크 기업 실적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기주식 매입이 주가 뿐만 아니라 지수 하방 지지 효과를 얼마나 보일 지도 관건이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미 8월 비농업부문 고용·실업률과 델·브로드컴 등 미국 기술주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다"며 "연준의 9월 금리 정책방향과 인공지능(AI) 관련주 실적에 따른 기술주 차별화가 국내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진우 기자(politpet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