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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률 76%…SK하이닉스가 '생태계'를 말한 이유

HBM 가격·장기공급계약 질문에 "AI 시장 함께 키워야" 답변
최태원 "메모리 가격 비정상"…올해 설비투자 40조원 후반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당사의 초점은 차별화된 가치에 상응하는 적정한 가격을 확보하고, 인공지능(AI) 생태계의 성장을 이끄는 데 맞춰져 있습니다."

SK하이닉스가 29일 열린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생태계 성장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25 [사진=연합뉴스]

영업이익률 76%라는 사상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했지만, HBM(고대역폭메모리) 가격과 장기공급계약(LTA), AI 투자 전망 등 주요 질문마다 공통적으로 AI 생태계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AI 제왕'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사로서 단기 수익 극대화보다, 시장 자체를 키우는 것이 장기 성장의 핵심이라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이날 2분기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76%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AI 서버 투자 확대에 힘입어 HBM 판매가 늘었고, 범용 D램 평균판매가격(ASP)도 전 분기보다 약 30% 상승했다.

이날 컨콜에서도 시장 관심은 자연스럽게 HBM 가격으로 향했다.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만큼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SK하이닉스는 HBM 가격은 일반 D램 시황뿐 아니라 첨단 패키징 비용과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적정한 가격을 확보하는 동시에 AI 생태계 성장을 이끄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LTA에 대한 설명도 같은 맥락이었다. 회사는 현재 약 10개 고객과 계약을 체결했거나 협의를 마쳤으며, 추가 고객과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통상 5년이며 구매 약정과 예치금 등이 포함된다. 회사는 "LTA를 체결하려는 고객들의 의향이 더 강해지고 있다"며 AI 인프라 투자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 차세대 AI 메모리 'HBM4E' 12단 샘플. [사진=SK하이닉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AI 산업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화두와도 맞닿아 있다.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HBM 가격은 크게 올랐고, 빅테크들은 막대한 자본지출(CapEx)을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메모리 기업들이 서버용 제품 생산에 집중하면서, 모바일 D램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메모리 가격 부담을 못이긴 일부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신제품 사양을 낮추거나, 출하 물량을 조정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AI 서비스 확산 속도가 둔화되고 결국 반도체 시장 성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메모리 가격은 내려가야 한다. 지금 가격은 비정상적"이라며 "마진이 줄더라도 공급을 늘려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눈앞의 사과만 따먹으려 해서는 안 된다"며 단기 수익보다 시장 확대가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램프 레스토랑에서 열린 글로벌 AI 리더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건배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최태원 SK 회장, 라니 보르카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하드웨어 사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이재명 대통령,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웨이저자(C.C. 웨이) TSMC 회장 역시 최근 실적발표에서 "고객의 성공이 곧 TSMC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며 AI 시장 확대를 위한 협력의 중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공급 확대를 위한 투자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송현종 사장은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40조원 후반으로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콘퍼런스콜에서 반복된 'AI 생태계'라는 표현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글로벌 AI 산업의 변화된 경쟁 방식을 보여주는 메시지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AI 시대에는 반도체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고객과 함께 시장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역량이 기업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