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I, 산통 끝에 개원…인공지능 메카 될까

논란 및 의혹 해소·우수인재 확보 여부 주목…긍정적 전망 기대도


[성상훈기자] 국내 인공지능(AI) 원천 기술 연구를 책임지는 '지능정보기술연구원(AIRI)'이 본격 문을 열었다. 많은 논란과 진통 속에서 국내 AI 메카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여부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진형 AIRI 원장은 11일 판교 글로벌 R&D 센터에서 열린 '지능정보기술연구원 학술대회 2016'을 통해 "AI 우수인재를 모으는 것이 연구소의 가장 큰 일"아라며 "최고의 인재를 모아 대한민국의 인공지능을 책임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AIRI는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네이버, 현대자동차, 한화생명 등 7개 기업이 각각 30억원씩 출자해 설립했다. 향후 5년간 정부 과제 지원을 받게 되며 정부도 매년 150억원씩 총 750억원을 AIRI 운영을 위해 투입하게 된다.

김진형 원장은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SW정책연구소 시절 대응책으로 여러 제안을 했는데 그중 맨 처음 나온 것이 지능정보기술연구원을 설립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AIRI의 비전으로 ▲고객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의 공급원 ▲실세계 문제에 도전적 연구 수행 ▲최고 인재들의 모이는 최고의 연구환경 ▲글로벌 수준에서 경쟁하고 협업 ▲적절한 수준의 공익적 연구 등을 내걸었다.

이의 실현을 위해 무엇보다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김 원장은 "인공지능 전공자들에게 경쟁력 있는 급여를 제공하는 등 개발자가 최고의 대우를 받는 회사,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연구소를 만들겠다"며 "인공지능 전문가와 SW 엔지니어 협업의 장이자 지식이 교류되는 연구 허브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지능정보기술연구원은 지난 3월 17일 대통령 주재 민관합동 간담회에서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능정보산업발전전략'을 발표하면서 추진과제로 민간공동투자(7개 민간기업이 각각 30억씩 총 210억 출자)에 의한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설립을 추진하면서 출발했다.

이후 7개 출자기업별 상무, 전무, 팀장급 인사와 장병탁 서울대 교수, 최동원 미래부 지능정보산업육성팀장을 중심으로 '지능정보기술연구원 설립 추진단'을 만들었다. 김 원장은 당시 추진단장을 맡은 이후 현재 초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산통 끝에 탄생, AIRI 인공지능 메카 거듭날까

AIRI는 설립 전부터 다양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국정감사때도 이슈가 됐다.

7개 출자 기업이 창조경제혁신센터 육성 기업이라는 점, 육성 기업들의 기부 금액이 도를 넘어섰다는 점 때문에 자발적 참여가 아니라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 원장의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당초 원장 선임 절차는 8명이 서류 지원을 했으며 6명이 중도 탈락했다. 면접심사는 김진형 원장과 삼성종합기술연구원 출신 인사 1명 등 2명만으로 실시, 이후 김진형 원장이 초대 원장에 선임됐다.

논란이 불거진 이유는 당시 면접 심사위원이 누구인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 향후 5년간 총 750억원의 정부 지원이 이뤄지는 것이 특혜라는 지적도 있다.

이미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라 AIRI가 '지능정보기술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 역시 아직 검증 되지 않았기 때문.

예산 집행 과정도 특혜 의혹을 더했다. 일반적으로 당해 회계연도 R&D 예산은 보통 3월 이내에 과제선정 작업과 예산을 집행할 절차를 끝내고 부득이한 경우 늦어도 6월 이내에는 완료된다.

그러나 미래부는 이미 집행 중에 있는 2016년도 예산 중 지능정보기술 플래그쉽 프로젝트 예산 150억 원만 집행하지 않고 있다가 AIRI를 위해 집행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은 "아직 공식 공모도 안 된 상태에서 연구원이 150억 원의 연구과제 수행을 약속 받았다고 한다면 이는 공모절차를 미래부가 무시하겠다는 것"이라며 "결국 미래부는 규정을 위반해서라도 AIRI를 위한 마중물을 만들어 주겠다는 특혜의지를 갖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질타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래부는 이같은 의혹에 대해 "연구원장 선임은 공모 절차를 통해 투명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년 지원되는 150억원은 연구원을 포함한 산학연에 분산해서 투입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기업들이 효율적인 공동연구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독립적 기구 역할만 분명히 한다면 공동연구를 통한 긍정적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측면도 있다.

일례로 아마존, 구글, 구글 딥마인드, 페이스북, IBM, 마이크로소프트가 공동으로 설립한 PAI(Partnership on AI to benefit people and society)가 대표적이다.

PAI는 AI 기술에 있어서 선진사례 도출과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 변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기구다. 기술 연구 뿐만 아니라 AI가 인간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개방적인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그렉 코라도 구글브레인팀 박사는 AIRI 설립에 대해 "국제 학술 대회를 보면 다양한 기업들과 대학이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도 연구진들이 서로 적극적인 대화를 이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며 "합의만 있다면 여러 기업들이 힘을 합쳐 인공지능 연구를 하는 것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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