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發 '옥새 파동'은 끝나지 않았다

[윤미숙기자] 4.13 총선 공천 막바지였던 지난달 말.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탈당한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을 비롯해 5개 지역구 무공천 방침을 밝히고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로 내려갔다. '옥새 투쟁'. 당 안팎에서는 이 사건을 이렇게 불렀다.

김 대표는 이 사건으로 대구 동구을, 서울 은평을·송파을 3곳의 무공천을 이끌어냈다. 이는 이한구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회 등 친박계와 대립하며 얻어낸 '성과'였다.

반면 해당 지역에 단수추천됐던 후보들의 반발은 극심했다. 무공천 결정이 후보 등록 이틀째인 지난달 25일 이뤄진 터라 탈당 후 무소속 출마도 불가능했다. 총선 출마가 원천 봉쇄된 것이다.

분루를 삼키던 이들은 총선이 끝나자마자 '행동'에 돌입했다. 서울 송파을 후보로 확정됐다가 '옥새 파동'으로 총선 출마가 좌절된 유재길 전 은평미래연대 대표가 김 전 대표를 상대로 억대의 소송을 낸 것이다.

유 전 대표는 20일 "김 전 대표가 고의로 시간을 끌어 출마 기회를 막았다"며 서울서부지법에 손해배상청구소장을 접수했다.

유 전 대표가 청구한 금액은 2억4천만원이다. 그는 "예비후보로 등록한 지난해 12월 15일부터 3월 25일까지 활동하는 데 들어간 비용과 막대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에 대해 배상을 받겠다"고 밝혔다.

대구 동구을에 단수추천됐으나 공천장을 받지 못한 이재만 전 대구동구청장은 지난 18일 대법원에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이 전 구청장은 보도자료에서 "동구을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당헌·당규를 위배한 위법행위가 있었음에도 선관위가 시정 조치 없이 방치했다"며 "(나는) 피선거권과 공무담임권을 봉쇄당했고 주민들은 선거권고 참정권을 침탈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구청장은 "개인의 아쉬움과 억울함, 분노는 감내할 수 있지만 헌법에 보장된 선거권을 침탈당한 지역 유권자들의 분노는 차마 외면할 수 없다"면서 "이번 소송은 지역구를 무공천으로 희생시키는 유사 사례를 방지하고 새누리당 기강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도 이 같은 사태를 예견했다. 지난달 30일 당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던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 그는 "유재길·이재만 후보에 정말 죄송하다"면서 "만약 그런 벌(법적 대응)이 내려진다면 달게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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