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서비스, IT 신기술 입고 '화려한 변신'

[은행, IT를 품다](상)계좌 몰라도 송금 OK…보안 인증방법도 다양화


[김다운기자]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때 지문이나 홍채를 사용해서 본인 인증을 하고,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면 자동으로 내 폰에 금융상품 쿠폰이 뜬다. 스마트폰으로 걸음수를 측정하면 우대금리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이는 아주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라 이미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은행서비스의 모습들이다. 은행 서비스가 IT 기술을 만나 격변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은행 IT 서비스가 단순히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한 계좌조회·이체, 상품가입 등에 그쳤다면, 이제는 핀테크 기술과 스마트 기기 발전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 거쳐 독창적인 신상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1980년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2000년대 인터넷뱅킹처럼 은행 주도로 기술이 도입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IT 기업 주도로 신기술이 은행 서비스를 변화시키고 있어 주목된다.

◆공인인증서 'OUT'…지문인식 등 보안 다양화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는 보안 분야다. 그동안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특정 보안프로그램과 공인인증서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기술 중립성 원칙'을 도입하면서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가 없어지고 금융회사들이 다양한 본인인증수단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번거로웠던 기존 액티브X나 공인인증서 같은 방식을 떠나 다양한 IT 기술을 응용한 보안·인증 방식이 도입되는 추세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달 27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문, 홍채, 안면인식 등 생체인식을 통한 본인확인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ETRI가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표준 사용자 인증기술인 파이도(FIDO)를 이용한 것이다.

하나금융그룹 측은 "사용자 인증의 경우 우리나라는 공인인증서를, 해외는 아이디와 비밀번호 방식을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해킹에 의한 공인인증서 탈취 등 여러 문제점이 있어 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파이도"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그룹은 FIDO 생체인증을 내년 1월부터 인터넷뱅킹, 스마트폰뱅킹, 대여금고 등의 본인확인 시스템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NH농협금융은 지난 10월 추가인증 없이도 이체가 가능한 '편한이체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재 인터넷뱅킹이나 스마트뱅킹으로 계좌이체를 하려면 문자메시지 인증이나 ARS 인증 등 별도의 추가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NH안심보안카드를 휴대전화에 한 번 갖다대는 것만으로 본인인증이 완료된다.

NH안심보안카드는 보안카드에 IC칩을 탑재한 것으로, 실물 없이는 인터넷뱅킹 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안성이 더욱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카드 없이 '스마트워치'만 갖고 출금 가능해

웨어러블기기 등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별도의 카드나 통장 없이 은행 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ATM 기기에 스마트워치를 통해 나타난 인증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우리은행은 삼성전자와 함께 스마트워치 전용 은행서비스인 '우리워치뱅킹'을 지난 9월 출시했다.

전국 우리은행 모든 ATM에서 통장이나 카드 없이도 스마트워치에서 보안모듈을 통해 전송되는 6자리 출금인증번호를 입력하면 현금출금이 가능하다. '우리선불충전' 서비스를 이용한 교통카드 충전서비스 등의 기능을 갖췄다.

안심보안 서비스인 '원터치리모콘' 기능으로 전자금융사기 의심 즉시 인터넷뱅킹, ATM거래를 차단하는 등 스마트워치로 전자금융거래를 제어할 수 있다.

우리은행 고정현 스마트금융부장은 "앞으로 간편송금, 결제, 대출 등의 기존 스마트뱅킹 주요 서비스를 스마트워치에도 탑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H농협도 '기어S2'와 '애플워치' 등 스마트워치만으로 ATM 기기에서 현금 출금이 가능한 'NH워치뱅킹' 서비스를 지난달 28일부터 확대 적용에 들어갔다. 스마트워치로 전송되는 인증번호를 ATM기기에 입력하면 하루 30만원까지 출금할 수 있다.

현재 잔액조회와 현금출금이 가능하며, NH농협은 이달 말께 이체 서비스도 추가할 계획이다.

◆계좌번호 몰라도 전화번호만 알면 송금 끝

은행들은 최근 핀테크 분야에서 떠오르고 있는 간편결제와 간편송금 관련 서비스도 앞다퉈 출시중이다.

신한은행은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결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월 한국스마트카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신한은행은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T머니 제휴카드를 발급할 예정이다. 특히 중국인을 대상으로는 신한은행 주요 지점에서 '알리페이' 전용 T머니카드를 발급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현대홈쇼핑 전용 TV머니 결제서비스도 지난달 27일 오픈했다. 홈쇼핑 TV를 시청하면서 리모컨을 이용해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선불식 TV전용 결제 서비스다.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결제할 수 있어 기존 가상계좌 이체방식보다 편리하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별도의 카드 없이 삼성페이가 가능한 스마트폰만 있으면 가맹점 결제와 ATM 출금이 가능한 '우리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삼성페이 앱에 최대 10개까지 계좌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계좌번호 없이 휴대폰 번호만으로 간단하게 송금할 수 있는 'KB간편송금' 서비스를 내놨다. 송금뿐만 아니라 모바일 카드나 송금 메시지 기능을 갖춰 결혼, 부음, 생일 등 경조사 송금시 유용하다. 받는 사람은 별도 서비스를 가입하지 않고 자신의 계좌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외화송금도 편리해졌다. 'KB 외화 기프티콘'은 휴대폰으로 문자 또는 카카오톡 선물 메시지를 보내면, 선물받은 고객이 KB국민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외화를 수령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미국 달러·일본 엔화·유로화·중국 위안화 등 4개 통화를 보낼 수 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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