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 기자] 로버트 뮬렌캠프는 '뮬렌캠프 앤 컴퍼니'의 회장 겸 펀드매니저다. 어린 시절을 농장에서 자란 그는 '농부의 마음으로 투자하라'는 것을 투자철학으로 삼고 있다.
농사를 잘 짓기 위해서는 기후변화를 잘 알아야 하는데, 투자에서도 물가, 금리 같은 기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평균 이상의 회사를 원하며 최고도, 최악도 선호하지 않는다. ROE가25%를 넘는 최고의 회사들은 대부분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는 점 때문이다.
뮬렌캠프의 투자 기준은 ROE가 꾸준히 15% 이상을 기록하는 기업이다. 여기에 주가순자산배수(PBR)가 2.5배 미만인 기업들을 뽑았다. 재무 건전성을 보기 위해 부채비율은 150% 미만으로 했다.
◆현대위아·현대모비스·현대차, 바닥 찍은 국면
뮬렌캠프 방식으로 뽑은 선호주에는 유독 자동차 관련주들이 많이 포함됐다. 특히 현대차를 포함해 현대차 계열의 현대모비스, 현대위아가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자동차주들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판매 부진과 환율 우려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엔화 약세로 인한 일본 업체 대비 가격경쟁력 훼손 우려, 러시아 등 신흥국 통화 급락에 따른 실적 우려 등으로 현대차 주가는 지난해 9월 22만원대에서 올해 7월에는 12만원대까지 40% 이상 급락했다.
중국 등에서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판매가 감소하면서 자동차 부품주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3분기 들어서는 중국 판매의 감소세가 완화되면서 현대차그룹의 실적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8월 중국 승용차 판매는 138만2천대로 3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판매는 각각 전년대비 5.2%, 43.4% 감소했지만, 하반기에는 중국공장 가동률 회복에 주력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 조수홍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경우 8월 출고조정과 리테일 판매 확대를 통해 상반기 재고증가분을 상당부분 소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기아차는 신모델출시 및 마케팅 강화를 통해 하반기 중국 가동률 및 시장점유율 회복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에서도 원화 약세가 지속되며 수출 중심의 자동차주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8월 이후 원/달러 환율이 1180~1200원에 머무르는 등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하반기에는 자동차 업종 내 주요 종목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폭스바겐이 디젤엔진 탑재 차량에 대해 배기가스 연비를 부풀리면서 미국에서 리콜 및 판매중단 사태가 벌어진 것에 따른 반사이익도 전망된다.
유진투자증권 장문수 애널리스트는 "리콜 대상은 배기가스 규제가 심한 디젤엔진인데, 현대기아차는 가솔린 모델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 중국에서의 매출 비중이 높아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노칩, 내년 실적 재성장 기대
이노칩은 스마트폰용 세라믹칩수동부품 제조업체로 일찌감치 중국시장 공략에 성공함으로써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 쪽 매출 비중이 30% 수준에 달한다.
다만 국내 고객사들의 스마트폰 출하가 저조했고, 2분기 말 플래그쉽 스마트폰 생산 감소 등의 영향으로 이노칩의 주가는 지난 6월부터 급락했다.
중화권 수동부품시장에서 일본 경쟁사들이 엔화약세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가격공세를 펼쳐 점유율을 끌어 올리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7년 연속 이어졌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올해 1분기 각각 265억원, 48억원에서 2분기에는 201억원, 33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실적 안전성과 세라믹칩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어 내년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SK증권 박형우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둔화로 세라믹칩 시장의 성장은 제한적이지만 내년에는 신규아이템의 매출인식으로 실적증가가 재개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압전스피커와 메탈케이스의 정전기를 방지하는 감전소자 등의 신제품이 기대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파워인덕터와 신규센서모듈 등 제품 다각화로 실적 성장도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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