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빠르고 과감하게, ICT 기업이 젊어진다

ICT 업계 '젊은피' 성공스토리 쓴다, 모바일 시대 '맞춤 CEO'


[허준, 성상훈, 김국배기자]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젊어지고 있다. 모바일 시대에 대응하고자 젊은 경영진을 전면에 내세우고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구조로 탈바꿈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10일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내정한다고 발표했다. 임지훈 대표 내정자는 올해 만 35세로 현재 공동대표 중 한명인 이석우 대표보다 무려 14살이나 어리다.

다음카카오가 이런 파격적인 선택을 한 것은 급변하는 모바일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의사결정 체계와는 다른 과감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임지훈 대표를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최세훈 대표는 "임 내정자는 앞으로의 모바일 시대를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면서 "다음카카오는 앞으로 모바일 혁신의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임지훈 내정자 역시 모바일을 강조했다. 임 내정자는 "모바일 시대 주역인 다음카카오의 항해를 맡게 되어 기분좋은 긴장감과 무거운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며 "다음카카오를 대한민국 모바일 기업에서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바일 리딩 기업으로 이끌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소셜커머스 업계는 젊은 CEO '삼국지'

'젊은 CEO'를 기용해서 성공을 거두는 회사들을 ICT 업계에서는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소셜커머스 업계는 젊은 CEO들의 격전지다.

김범석 쿠팡 대표부터 위메프 박은상 대표,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까지 소셜커머스 업계를 삼분하고 있는 이들은 모두 30대 CEO다.

하버드 출신의 1978년생 만 37세인 김범석 쿠팡 대표는 '로켓 배송'이라 불리는 자체 배송 서비스를 직접 도입시킨 인물이다. 이를 통해 '쿠팡 대세론'까지 나올 정도로 이미지를 제고한 쿠팡은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1981년생 만 34세인 박은상 위메프 대표는 지난 2012년 취임후 '200% 최저가 보상', '매일 슈퍼딜'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2위 그룹이었던 티몬, 그루폰을 제친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이비리그 출신의 신현성 티몬 대표는 1986년생 올해 만 31세다. 만 25세에 티몬을 창업하며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셜커머스라는 개념을 알렸다. 특히 소셜커머스 최초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는 등 경쟁사보다 한발 빠른 움직임이 강점이다.

◆스타트업 시장도 30대 CEO '성공시대'

스타트업 시장도 심심찮게 30대 CEO들의 성공기를 찾아볼 수 있다. 나제원 요기요 대표와 한희성 레진코믹스 대표는 1982년생으로 올해 만 33세다.

나제원 대표는 지난 2010년 소셜 커머스 업체 슈거플레이스를 창업했고 위메이크프라이스와 나무인터넷에서 경영전략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부터 요기요 대표이사를 맡아오다가 올해부터 배달통 대표도 함께 맡고 있다.

나 대표는 평소에도 정밀한 데이터 분석을 지향하는 '데이터맨'으로 알려져있다.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확실한 비즈니스에만 승부를 거는 신중한 타입. 요기요의 점주들을 위한 '배달지도시스템', 배달통의 순위정렬 기능인 '비스코어(B-Score) 시스템' 도 그동안 쌓여온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해 나온 서비스들이다.

한희성 레진코믹스 대표는 평소 편견없는 시각, 틀에박히지 않는 사고방식으로 유명하다. 한 대표 본인의 블로그에서 출발한 유료 웹진이 '레진코믹스'라는 유료 만화 플랫폼을 만들어냈다.

◆유능한 화이트해커에서 CEO로

홍민표 에스이웍스 대표, 이승진 그레이해쉬 대표는 국내 보안업계의 대표적인 '젊은피'다. 홍 대표는 1978년생, 이 대표는 1984년생으로 세계 최고 해킹대회인 '데프콘' 본선에 수차례나 오른 화이트 해커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레이해쉬는 '공격 기술을 알아야 방어를 할 수 있다'는 철학에서 '오펜시브 리서치(Offensive research)'에 중점을 두고 있는 회사로 정부 기관과의 리서치 과제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

에스이웍스는 모바일 보안이 주력 사업으로 미국 실리콘밸리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가장 최근인 올해 보안업체 엠시큐어를 설립한 홍동철 대표 역시 81년생으로 젊다. 홍동철 대표는 이전까지 에스이웍스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았었다. 엠시큐어는 최근 보이스피싱 방지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안정에서 혁신으로 파격 선택한 업계 1위 기업들

이동통신업계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게임업계 1위 기업인 넥슨코리아도 파격적인 젊은 CEO를 내세우면서 모바일 시대를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말 장동현 사장을 CEO로 발탁하며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장동현 사장은 1963년생으로 역대 SK텔레콤 CEO 가운데 '젊은' 경영책임자로 분류된 것은 물론 경쟁사 CEO인 황창규 KT 회장보다 10살,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보다 15살이나 어리다.

장 사장은 취임 이후 기존 통신사업과 함께 새로운 먹거리로 플랫폼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미디어 사업 역량을 재편하는 등 과감한 행보로 주목을 받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으로 잘 알려진 국내 1등 게임기업 넥슨코리아는 지난해 71년생인 서민 대표 대신 77년생, 30대 CEO인 박지원 대표를 임명했다.

박지원 대표가 취임한 이후 넥슨코리아는 기존 온라인게임에 주력하던 기업에서 모바일게임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박 대표 취임 이후 넥슨코리아는 피파온라인3M, 영웅의군단, 천룡팔부, 탑오브탱커, 마비노기 듀얼 등 다양한 모바일게임을 출시하면서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세계 ICT 업계를 살펴봐도 젊은 CEO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진다.

전세계 SNS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1984년생으로 아직도 30대 초반이다. 구글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래리페이지도 73년생으로 지난 2011년 CEO로 복귀할때 당시 30대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젊은 CEO가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성공 사례가 워낙 두드러지기 때문에 실패한 경우가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젊은 스타트업들의 10개 가운데 9개는 실패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조건 젊은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면서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기업 생존의 필수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면서도 "아무래도 회사 내에 CEO보다 경험이 많은 임원들이 많을테니 빠르게 내부 구성원들의 결속력을 다지고 조직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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