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지하철서 100배 빠른 인터넷 기술 개발


ETRI, 미개척 주파수 밀리미터파 활용…연말 서울지하철 8호선서 시연

[김국배기자]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쓰려다가 와이파이(Wi-Fi)가 잘 잡히지 않아 아예 꺼버리고 LTE를 사용했던 경험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국내 연구진이 이를 해결하는 기술개발에 성공해 불편함을 해소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대전광역시 인근 국도에서 이동 핫스팟 네트워크(MHN)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고 1일 발표했다.

MHN 기술은 기존 와이브로(Wibro) 기반 이동무선 백홀보다 100배 빠른 데이터 전송을 가능케 해주는 기술이다. 기존 시스템은 열차 내부의 와이파이 무선 공유기와 지상 기지국 사이의 무선 구간을 와이브로 기반 이동무선백홀로 연결해 10Mbps 속도를 제공해왔다.

이번에 ETRI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밀리미터(mm)파로 이동무선백홀을 제공함으로써 기가급 속도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지하철, KTX처럼 많은 사용자가 몰려있거나 시속 300km 이상의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분야에 유용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기존에는 지하철이나 KTX에서 한꺼번에 수백 또는 수천 명에 달하는 승객이 인터넷을 이용하다보니 기존 와이브로나 LTE망의 데이터를 와이파이로 변환시키는 방식으로는 인터넷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MHN 기술은 넓은 대역폭을 활용해 수백 명의 승객이 동시에 사용하더라도 개인당 수십 메가급 서비스로 HD급 수준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하게 만들어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이동무선백홀을 통해 기가급 데이터를 지하철 차량에 전송받아 와이파이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 일반 승객들은 달리는 지하철 내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초고속 모바일 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기술은 아직 미개척 주파수인 밀리미터(mm) 고주파 통신대역인 30GHz 대역을 이용했으며 대역폭이 250MHz에 이른다. 따라서 향후 5G 이동통신의 표준기술에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시연은 연말 지하철 시연에 앞서 도로환경에 우선 적용해보고자 시험용 차량 2대를 이용해 이뤄졌다. 기지국 이동차량에서 단말용 이동 차량으로 HD급 영상을 비롯해 500Mbps의 동영상 데이터를 1km 이상 끊김없이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올해 말 서울지하철 시연에서는 8호선 일부 구간에서 기차 전면과 후면에서 모두 통신을 할 수 있도록 해 기차 1대당 1Gbps의 전송 시연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 국제표준화 그룹에서 이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ETRI 김준형 연구원이 관련분과 의장을 맡고 있어 국제표준 전망도 밝다.

ETRI 김일규 기가통신연구실장은 "이 기술이 내년초 상용화가 이뤄지면 관련 중소·중견기업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현재 진행중인 국제표준 선정을 통해 세계 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TRI 정현규 통신인터넷연구소장은 "장소에 상관없이 이동통신 서비스를 보장받는 진정한 의미의 유비쿼터스 환경이 조성됐다"며 "향후 KTX와 같은 고속이동체에서 기가급 모바일 인터넷이 가능한 길을 활짝 연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은 정부 5G 통합과제 중 하나로 미래창조과학부의 'MHN 이동무선 백홀 기술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ETRI가 주관기관으로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 SK텔레콤, 회명정보통신, 아트웨어, KMW 등 6개 기관이 공동연구를 수행중이다.

한편 ETRI는 이 기술과 관련한 세계적 잠재시장이 오는 2017년부터 향후 5년간 약 886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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