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인앱 결제' 전방위 압박


FCC, 아마존 제소…EC, '무료표시' 금지 유도

[김익현기자] 인앱 결제 문제가 미국과 유럽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인앱 구매 관행에 대한 본격 규제에 착수한 가운데 미국에서도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인앱 결제란 앱은 무료로 다운받게 한 뒤 내부 아이템을 유료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인앱 결제는 특히 게임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부모들 사이에선 미성년자들을 유인해 돈을 뜯어낸다는 비판도 적지 않게 제기됐다.

EU와 미국에선 현재 ‘인앱 결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양쪽 규제 기관들은 특히 미성년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애플, 구글, 아마존 같은 대표 기업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EC, 인앱구매 기본 설정 못하도록 권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바로 이 부분에 손을 댔다. EC는 각종 단체들과 공동 작업을 한 끝에 인앱 결제가 포함된 앱에 대해 ‘무료’ 표시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EC는 또 ‘소비자 동의 없이 기본 설정에서 인앱 결제를 제공하는 것’도 하지 말도록 권고했다. 앞으론 결제를 할 때마다 반드시 승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란 얘기다. 인앱 결제 기능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설정을 변경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미성년자들이 무분별하게 결제하는 사례를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앱 제공회사들은 이메일 주소를 제공해 소비자들이 각종 질문이나 불만 사항을 바로 접수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구글은 EC 방침에 적극 동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장 9월부터 인앱 결제가 포함된 것들은 구글 플레이에서 유료 앱으로 분류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인앱 구매가 이뤄질 때마다 사용자가 지불을 승인하도록 기본 설정을 변경할 방침이다. 이렇게 될 경우 종전처럼 개별 승인 절차 없이 곧바로 인앱 구매를 하기 위해선 소비자들이 설정을 바꿔야 한다. 이렇게만 하더라도 미성년자들의 무분별한 인앱 구매는 상당 부분 차단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애플-아마존 연이어 규제

미국 쪽도 인앱 결제 때문에 시끌시끌하다. 먼저 집중 포화를 맞은 것은 애플이었다. 인앱 결제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는 소비자들이 집단 소송을 제기한 것.

한 동안 버티던 애플은 결국 지난 1월 두 손을 들었다. 소비자들에게 3천200만 달러를 물어주는 선에서 합의하기로 했다.

애플 문제가 잠잠해지자 이번엔 아마존이 타깃이 됐다.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는 인앱 결제 정책을 놓고 아마존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 FTC는 미성년자들이 무분별하게 구매한 것들을 환불해달라는 요청을 거절한 혐의로 아마존을 제소했다.

현재 아마존은 미국에서 인앱 구매 정책 수정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의 생각은 다르다. FTC 요구대로 환불 조치해 줄 경우 인앱 결제란 혁신기술이 고사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면서 강하게 버티고 있다.

IT 전문 매체인 판도데일리는 이 소식을 전해주면서 “FTC와 아마존 같의 공방에선 FTC 쪽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성년자들의 코 묻은 돈으로 수익을 올리는 건 좋지만 최소한 구매자들이 자신들이 어떤 행위를 했는지 알 수는 있어야 한다는 것. 아마존은 그 부분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것이 판도데일리의 주장이다.

◆인앱 구매, 전체 앱 매출의 70% 이상 차지

인앱 결제가 왜 이렇게 문제가 되는걸까? 당연한 얘기지만 ‘인앱 결제’가 포함된 게임들은 소비자들을 구매 전 단계까지 너무나 쉽게 유인할 수 있다.

게다가 아마존처럼 ‘원클릭 결제’를 적용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게 된다. 문제는 인앱 결제가 주로 많이 활용되는 분야가 미성년 이용자들이 많은 게임 쪽이란 점이다.

그러다보니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EC가 게임 앱 등의 인앱 결제에 규제 칼날을 들이댄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관련 자료들을 살펴봐도 이런 현상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리서치 전문회사 디스티모(Distimo)가 지난 2013년 선보인 자료에 따르면 미국 아이폰 앱 매출 중 공짜 앱 내에 있는 인앱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76%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료 앱 매출 비중은 24%에 불과했다.

이 수치는 아시아 쪽으로 오면 훨씬 더 높다. 한국, 중국, 홍콩,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선 공짜 앱 내에 있는 인앱 구매 비중이 9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대부분의 앱 매출은 인앱 구매를 통해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피터리서치가 올 초 선보인 또 다른 자료 역시 인앱 시장이 얼마나 매력적인 지 한 눈에 보여준다. 주피퍼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18년 세계 모바일 광고 시장은 3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 중 절반에 육박하는 169억 달러가 인앱 광고다.

이는 지난 해 전체 모바일 광고 130억 달러 중 인앱 광고가 35억 달러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도 인앱 광고 쪽의 성장세가 확연히 드러난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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